[ 은정진 기자 ] 빨랫감과 각종 집기로 어질러진 방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어떻게 치우지?’ ‘마음도 복잡해 죽겠는데 왜 이렇게 집안 정리도 안되지?’라며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하지만 헝클어진 책과 옷가지들을 하나둘씩 정리하고 서랍을 비우며 점차 깨끗해지는 방을 바라보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정리전문가들은 정리의 기본을 ‘버리기’라고 말한다. 손톱깎이를 찾기 위해 복잡하게 헝클어진 서랍 속 잡동사니부터 하나하나 비우는 것이 정리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언젠가 다시 사용하겠지’ ‘이게 얼마 주고 산 건데 버리긴 너무 아깝다’는 마음 때문에 그대로 넣어둔다. 이렇듯 물질적인 공간 정리는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공간정리 전문가인 스테파니 베넷 포크트는 《마음 정리 수업》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 삶을 마비시키고 관점을 흐리게 하는 것’ 은 집안에 수북이 쌓여있는 물건들이 아니라 그것들을 붙들고 있는 우리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길을 막고 있는 것은 주변의 ‘잡동사니’이며, 그 잡동사니는 물건뿐만 아니라 마음속 대상이나 생각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40년 경력의 공간정리 전문가가 책에서 제시하는 정리 노하우 중 사실 획기적이거나 특별한 법칙은 없다. 그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조금씩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는 방법을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이끌어줄 뿐이다. 저자는 ‘치우기’ 방법뿐 아니라 불필요한 물건과 생각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법을 전략부터 실천방법까지 소상히 제시한다. (박미경 옮김, 한국경제신문 한경BP, 269쪽, 1만50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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