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소동에도 관련주는 '반색'
호텔신라 13%·신세계 10%↑
[ 송종현 기자 ] 면세점, 화장품 등 중국 소비 관련 종목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매일 들어가보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의 홈페이지다. 여행 및 증권업계에서 “씨트립에 한국 관광상품이 걸리는 날이 한한령(限韓令: 한류금지령)이 완전히 해제되는 날”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이 회사는 중국 여행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다.
15일 국내 증시에서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등 중국 소비 관련주가 대거 상승한 데엔 전날 씨트립이 한국 여행상품을 잠깐이나마 홈페이지에 걸었던 게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9600원(12.96%) 상승한 8만3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신세계(10.43%) 아모레퍼시픽(5.56%) 한국콜마(11.01%) 등 다른 중국 소비 관련주도 대폭 상승했다.
기관투자가는 호텔신라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은 344억원 순매수했다. LG생활건강(242억원·3위) 아모레퍼시픽(226억원·4위) 신세계인터내셔날(125억원·6위) 신세계(124억원·7위)도 많이 사들였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씨트립은 14일 온라인 단체관광상품 판매를 시작하려다가 한국 언론에 이 사실이 부각되자 상품들을 내렸다”며 “하지만 이미 당국의 판매재개 허락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엔 씨트립을 비롯한 상당수 중국 온라인 여행기업의 한국여행 상품 판매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전세기 운항이 허락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광객의 입국이 사드 보복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에도 몇몇 중국 소비 관련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호텔신라는 3분기 1조2204억원의 매출과 6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4%와 124.2% 증가한 금액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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