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일 기자 ]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18일 미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미 재무부 채권 보유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1조1514억달러(약 1303조원)로, 전월 말(1조1651억달러) 대비 1.2% 감소했다.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최저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중국 금융당국이 무역전쟁 여파로 상승한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에 나서면서 미 국채 보유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미 국채를 파는 방법으로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려 했다는 것이다.
미국 재정적자가 커지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보유량을 줄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에선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 국채를 대량 매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중국 정부가 그런 용도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일본 등 다른 주요국들도 미 국채 보유량을 줄였다. 일본의 보유액은 1조280억달러(약 1164조원)로, 2011년 10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은 9월 한 달간 작년 6월 이후 가장 많은 160억7000만달러(약 18조2000억원)어치의 미 국채를 매입했지만, 그보다 많은 금액을 상환 받거나 매도해 보유액이 줄었다.
브라질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한 달 새 3178억달러에서 3170억달러로 소폭 감소했고, 아일랜드 역시 3158억달러에서 2904억달러로 보유량을 줄였다. 외국인의 미 국채 총 보유액은 6조2239억달러로, 전월 대비 633억달러 감소했다.
보유량이 줄긴 했지만 중국은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이 두 번째로 많은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어 브라질 아일랜드 순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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