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9%를 매입하고 경영참여를 선언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한진칼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영권을 위협할 계획은 없으며 주요 주주로서 경영활동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에 집중할 방침이다.
KCGI는 1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장문을 냈다. 이 운용사는 "한진칼이 보유한 유휴자산이 많고 투자가 더뎌져 기업가치가 저평가받고 있다"며 "주요주주로서의 감시 및 견제 역할을 활발하게 수행하면 한진칼의 기업가치가 향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칼호텔네트웍스 등의 주요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기존 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운용사는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한 것을 들어 경영권 장악의 의도로 해석하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경영참여목적의 대량보유공시(지분 5% 이상 공시)를 하면 지분을 추가로 늘리기 어려워 10% 근접한 수준까지 투자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지분 5.0% 이상 확보한 이후 공시를 하면 경영권 분쟁 이슈가 불거지면서 회사 주가가 급등해 매입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이같은 매입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 단숨에 10% 수준까지 사들인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단기차익 올리기에 치중하는 일부 외국계 행동주의펀드와 투자 성격이 다르단 점도 강조했다. 이 운용사는 "외국계 투기 자본이 요구하는 비합리적 배당정책과 인건비 감소를 위한 인력구조조정, 급격한 주가부양을 통한 단기 이익실현 계획이 없다"며 "장기적 회사 발전 및 가치 정상화에 따른 직원, 주주, 고객의 이익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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