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온라인 의료서비스 기업 핑안(平安)굿닥터가 빅테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무인진료소 설치에 나섰습니다. 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이 세운 이 회사의 왕타오(平安) 회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전역에 공중전화 부스 크기의 무인 AI 진료소 수십 만 개를 3년 안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왕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무인 AI 진료소에 설치된 가상의 AI 의사는 대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방문 환자의 의료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인간 의사에게 보냅니다. 인간 의사는 이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진단해 약을 처방합니다. 진료를 마친 환자는 AI 진료소에 설치된 스마트 자동판매기를 이용해 100여개 종류의 처방약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비돼 있지 않은 약은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하면 인근에 있는 협력 약국이 1시간 안에 배달해준다고 합니다. 회사 측은 AI 진료소 설치에 개당 3만위안(약 490만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봤습니다.
핑안굿닥터가 AI 진료소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급속한 고령화로 중국의 의료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50억위안(약 2조4000억원)을 기록한 중국의 온라인 의료서비스 시장은 2025년까지 1000억위안(약 16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헬스 차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 핑안보험에서 분사한 핑안굿닥터는 △진단 및 치료법 제시 △온라인 예약 △의료 전문가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최대의 온라인 의료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에선 약과 의료기기, 의료 상품권 등도 판매합니다. 올해 상반기 말 회원 수는 2억2800만명, 한달 평균 이용자 수는 4860만명에 이릅니다. 아직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억위안(약 1800억원)에 달했습니다.
핑안굿닥터는 지난 5월 홍콩 증시에 상장해 85억달러(약 9조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이 회사에 4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핑안굿닥터는 자체 의료 인력 1000여명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외부 의사 4650명과 계약을 맺었고 병원 3100여곳과 네트워크도 구축했습니다. 중국 80여개 도시에서 1시간 이내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확보한 온라인 의료 컨설팅 기록은 3억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AI 무인 진료소가 중국의 고질적인 진료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