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요? 죄송합니다."
출근길 A씨는 황당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오르막길 신호등 앞에서 좌회전을 받으려고 대기 중 '쿵'하는 소리와 함께 충격이 전해졌다.
백미러로 보니 뒤 차량 운전자 B씨가 인상을 쓰며 목덜미를 잡고 내렸다.
정차선 보다 조금 앞에 정지를 한 바람에 선루프를 통해 신호등을 보려고 하던 A씨는 내가 멍해져서 뒤로 밀렸나보다 생각했다.
"한참 뒤에 정차해 브레이크 밟고 있었는데 앞에서 밀리더니 내 차와 충돌했다"는 상대 운전자의 말에 일단 사과를 하고 보험접수를 했다.
A씨는 보험사 직원을 기다리며 블랙박스를 보며 이상한 점을 느꼈다.
아무리 봐도 차가 뒤로 밀리는 느낌이 없었던 것.
A씨는 B씨에게 "제 블랙박스 영상으로는 제가 움직인 게 티가 안 나서 그런데 뒤차 블랙박스 좀 볼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B씨는 깜빡이는 블랙박스가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어제 방전이 돼서 지금 사용이 안 된다"고 했다.
이상함을 느낀 A씨가 보험사 직원과 후방 카메라를 돌려보니 반전이 있었다.
멀리 정차해서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는 B씨가 딴짓을 하는가 싶더니 앞으로 움직이며 A씨 차량에 추돌하는 모습이었다.
어이가 없었던 A씨는 B씨에게 가서 "죄송한데요, 제가 블랙박스를 보니까 그쪽이 와서 저를 박은 건데요?" 라고 했다.
그러자 B씨는 "블랙박스에 그렇게 찍혔어요? 그럼 그런가 보네요"라고 답하며 자신의 차로 돌아갔다.
하마터면 가해자로 몰릴뻔한 A씨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블랙박스 없었으면 당할뻔 했다", "진짜 어이없다. 목덜미는 왜 잡는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건 보도 이후 피해자 측은 한경닷컴에 "가해 차량 운전자가 정중히 사과했고 원만히 해결됐다"고 후기를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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