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데모폰 강매에 뿔난 유통점…"인기 등에 업은 갑질"

유통점 "아이폰 팔려면 데모폰 사야"
데모폰 지원한 후 회수하는 다른 제조사와 차이
"구입한 데모폰 1년간 판매도 못해"




애플이 일선 유통망에 '데모폰(시연폰)을 공급하면서 유통점에 과한 수준의 부담을 주고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애플이 데모폰 100%를 유통점에 강매하는 등의 '갑질'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21일 공식 자료를 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데모폰은 제조사가 자사의 신제품 단말기 모델 출시 시점에 제품 홍보를 위해 유통망에 한시적으로 소비자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한 물건을 말한다.

유통점의 지적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제조사는 데모폰을 전량 지원하고 회수하는 데 반해, 애플은 데모폰 100% 유통망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신규 모델이 출시되는 1년 이후에나 데모폰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약을 걸고 있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유통점은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구입한 데모폰을 제 때 팔지도 못하고 1년 동안 재고로 쌓아둬야 한다"며 "이같은 부담을 유통점이 무조건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은 데모폰을 시연하지 않으면 애플의 단말기를 개통조차 하지 못하게 강제하고 있다"며 "데모폰을 구입하지 않으면 아이폰을 팔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또 애플이 데모폰을 배치할 때 판매대의 제작비도 유통점이 부담하도록 하고, 판대매의 위치와 포스터 부착 위치까지도 지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협회는 "이 규칙은 애플의 웨어러블, 패드 제품들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며 "타 제조사에는 없는 애플의 유일한 갑질로, 최근 애플이 아이폰XR, 아이폰XS, 아이폰XS맥스로 많은 종류의 모델을 한꺼번에 출시한 데다가, 단말기 가격 역시 기존 제품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는게 유통망의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협회는 정확한 실태와 피해규모 추산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동통신 3사 대리점협의회와 공동대응해 나갈 것이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법률적 검토도 병행할 예정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