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이 저열한 정치공세를 하는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도정에 더 집중해 저열한 정치공세에 답을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9일 '혜경궁 김씨'는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이라는 경찰 발표 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한 얘기다.
이 지사는 이날 자택을 나서면서 의외의 모습을 연출했다. 자택 앞에 각 방송사 카메라와 기자들이 대기중이라는 걸 알면서도 각종 종이류 재활용이 든 단감 박스를 들고 나타난 것.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면서 경비원께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은 여느 가정과 다름없는 평범한 가장의 일면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굳이 카메라 앞에 재활용 박스를 들고 출근하는 모습은 '이같은 논란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우리 부부는 평소와 다름없이 화목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쇼잉이 아니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지사는 다음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8 철도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수많은 기자들의 질문에 맞딱뜨려야 했다.
"탈당 권유에 어떻게 생각하느냐", "자기 정치 음모론에 대해 말해달라", "당에 부담이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쏟아지는 질문에 이 지사는 "철도정정책에 아주 관심이 많은가보다", "경기도의 철도정책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국회를 떠나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이나 좀 많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국민들의 삶을 해치는 부정부패나 이런 데 관심을 가져주면 얼마나 좋겠냐"고 말했다.
2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hkkim)주가 등록한 G메일 아이디 'khk631000'와 같은 아이디가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사용됐고, 이 아이디의 마지막 접속지가 이 지사의 자택이라고 밝히며 논란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지사가 '네티즌 수사대보다 못하다'고 힐난했던 경찰은 아이디 'khk631000'가 수사가 시작된 올해 4월 탈퇴한 것을 확인했고 이 아이디의 마지막 접속지는 이 지사 자택이라는 것을 확인해 줬다.
'본인의 부고 아니면 어떤 뉴스도 정치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있지만 여배우 스캔들 의혹,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형수 욕설논란, 조폭 연루 의혹 등에 이어 '혜경궁 김씨' 논란까지. 지나치게 많은 의혹과 뉴스메이커로서의 행보가 이 지사의 정치인생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 지사 측은 "경찰 수사 결과가 정황 증거밖에 없는 추론에 불과하다.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면서 "경찰이 진실이 아닌 권력을 택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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