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점포 매출 합이 본사 매출
투썸·이디야 등 본부·가맹점 체제
가맹점 매출은 본사 실적서 제외
[ 김보라 기자 ] ‘스타벅스의 독무대.’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올해 3분기 만에 매출 1조원을 넘기면서 따라붙은 꼬리표다. 스타벅스는 한국 진출 17년 만인 2016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 1조1042억원, 영업이익이 10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씩 증가했다. 우등생은 맞다. 하지만 ‘스타벅스 혼자 한국 커피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거나 ‘경쟁사 대비 5~6배 매출을 낸다’는 건 시장을 왜곡하는 내용이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을 제외한 다른 상위 브랜드들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공개서에 연 매출을 공개한다. 이 매출에는 본사와 일부 직영점만 포함될 뿐, 전국 수백~수천 개의 가맹점 매출은 제외된다. 대부분 언론 보도에서 스타벅스를 제외한 커피 전문점 매출이 1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 브랜드의 점포 수와 가맹점을 포함한 매출을 분석했다. 2위인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943개 점포로 약 7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점포 수가 1040개로 늘어난 만큼 1위와의 매출 격차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3위인 이디야커피도 2436개 점포로 7000억원대 매출을 냈다.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504개 매장으로 약 29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엔제리너스, 커피빈 등을 추월했다. 직영 플래그십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등 경영 효율화를 추진한 결과다. 커피빈은 커피 시장에서 ‘작지만 강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300개 매장을 직영해 지난해 1577억원을 벌었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가맹점주 간 보호를 위해 근접 거리 출점을 자제하고 있는 스타벅스 외 브랜드의 경영 능력이 시장에서 더 인정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타벅스는 다른 커피 브랜드와 달리 100% 직영 체제로 점포 간 영업권을 보호해야 할 이유가 없다. 투썸, 이디야 등은 신규 출점 때 500m 거리를 둬야 하는 공정위의 가맹사업 규제를 받는다. 스타벅스가 길 건너 하나씩 자리 잡을 수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100% 직영점인 만큼 빠른 의사결정과 마케팅을 무기 삼아 성장해왔다”면서 “가맹사업을 기반으로 다수의 점주와 함께 성장해온 다른 브랜드와 경영 성적을 놓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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