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원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불참해 반쪽짜리 위원회로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첫 번째 회의는 민주노총 성토장이 됐다.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겠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끝내 자리를 채우지 않은 민주노총을 향해 참석자들은 불만과 읍소를 쏟아냈다.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첫 본회의에 비정규직 대표로 참석한 이남신 위원(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민주노총 조합원인데 빈자리가 크고 상당히 아쉬웠다”고 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자 비정규직 대표자로 온 이 위원마저 이처럼 민주노총의 불참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
경사노위를 이끌 문성현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참여는 ‘시대적 의무’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민주노총의 주요 당사자인 자동차, 조선, 철강 등 한국 전통 제조업이 구조조정을 앞둔 만큼 이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경사노위에 함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사노위법 개정 후 반년이 지나서야 위원회가 닻을 올린 것에 대해 “이제야 출범하는 것은 그래도 민주노총과 함께하려는 여러분의 이해와 애정 때문이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공익위원으로 참여한 김진 변호사는 지금이 노사정 대타협을 이룰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부각했다. 노동 분야 전문 변호사인 그는 3~4년 전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전수분석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쟁의 행위에 관한 손해배상 사건을 분석해 보니 차령산맥 이북은 모두 김선수 변호사가 담당했고, 차령산맥 이남은 모두 문재인 변호사가 담당했다”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고 또 평생을 노동운동에 바친 문성현 위원장이 경사노위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 그 누구보다 개방적 자세를 지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계시다”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최적의 구성원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에 대한 노동계 반발을 고려해 “경사노위가 이를 의제로 논의한다면 장시간 노동 등 부작용을 없애는 장치와 임금을 보전하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노동계도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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