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규제 만들어가는 점주들, 편의점도 출점·영업시간 제한?

입력 2018-11-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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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지원 놓고 '줄다리기'
본사·점주 간 상생 문제로 확산



[ 안재광 기자 ] 편의점이 급성장한 요인 중 하나는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다.

영업시간 규제가 대표적이다. 편의점은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에 적용되는 월 2회 강제 휴무 또는 심야시간대 영업 금지에서 벗어나 있다. 전통시장 인근, 상가 밀집 지역에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한 대형 쇼핑몰과 달리 아무 곳에나 문을 여는 것도 가능하다. 편의점 점주 한 명 한 명이 모두 소상공인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출점 규제가 우선 논의되고 있다. 점주들 스스로 규제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편의점이 너무 많이 생겨 자신들의 이익이 줄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CU GS25 세븐일레븐 본사들이 속한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내용의 자율규약을 논의하고 있다. 이달 말께 자율규약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CU 바로 옆에 GS25를 여는 식의 출점 경쟁은 문제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거리 제한을 숫자로 명시하지는 않기로 해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공정위는 80m 이내 출점을 금지하는 ‘근접출점 자율규약’을 담합 행위로 판단한 바 있다.

영업시간도 규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계기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아르바이트 임금을 더 줘야 하는 심야시간대 영업을 꺼리는 점주가 많아졌다. 법으로 24시간 영업을 강제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점주들은 요구 중이다. 명절과 공휴일에 자율적으로 문을 닫을 수 있게 해달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한 편의점 본사의 우려는 크다. 편의점의 핵심 경쟁력인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문제는 본사와 점주 간 ‘상생’ 문제로도 확산하고 있다. 점주들은 본사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본사는 “지금 하는 지원도 버겁다”고 한다. 본사들은 올해부터 전기요금, 신선식품 폐기 비용 등을 지원하는 ‘상생안’을 시행 중이다. 각사마다 수백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부담이다. 하지만 점주들은 매출에서 본사가 떼가는 몫을 줄이라는 식으로 압박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가맹점주에게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 가맹사업법과 가맹진흥법, 대리점법 개정안을 지난 6일 발의하기도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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