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이해찬 "이재명 문제, 섣부른 결론 안돼"

입력 2018-11-23 17:45  

이해찬 대표, 6일 만에 입 열었지만
"수사·재판 보고 판단해야"
'혜경궁 김씨' 관련 즉답 피해

"소득 양극화 걱정 많다"
"일자리 줄어 1분위 소득 하락
사회보장정책 통해 보완하겠다"

"민주당 공약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엔 회의적 시각



[ 배정철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08__hkkim)’ 주인이라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현재로선 (이 지사의 출당 등을) 정무적으로 판단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당내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 나오는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와 ‘출당’ 요구를 처음으로 일축한 것이다.

‘이재명 논란’ 입장정리 나선 이해찬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혜경궁 김씨 논란’에 대해 “섣불리 결론을 내지 않겠다”고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 대표는 “언론에 보도된 것 중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게 혼재돼 있다”며 “사건 수사 과정과 검찰 송치 후 공소 과정, 법원 재판 과정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측 핵심인사는 “민주당은 부패 관련자 외에는 늘 1심 선고 결과를 정치적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왔다”며 “새로운 근거가 나오느냐가 정무적 판단을 하는 1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경찰의 표적·강압·정치적 의도가 있는 수사’라고 보는지 여부와 ‘이 지사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과거 ‘속전속결’식으로 제명 조치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의 차이에 대해선 “안 전 지사는 본인이 잘못한 일에 대해 다 시인하고 사과해 논란의 여지가 없었기에 징계 절차를 밟은 것”이라며 “김경수 경남지사나 이 지사는 본인이 다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득 지표 악화 우려 전달

이 대표는 소득 양극화에 대해선 우려와 함께 사회적 안전망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소득 1분위(하위 20%)와 5분위(상위 20%) 간 격차가 많이 벌어진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1분위에 속하는 사람들의 소득 자체가 7% 줄어든 것으로 나와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변화보다 취약 계층을 겨냥한 사회보장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이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은 소득격차를 줄이는 것이 큰 목적 중 하나”라며 “자세히 보니 직장 있는 사람들은 (소득이) 올랐지만, 일자리가 줄어들어 직장 없는 사람들이 생겨 1분위 소득이 확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걸 보완하는 경제정책도 필요하지만, 사회보장 정책도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20대·영남·자영업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 하락의 주요인이라는 지적에는 “이번에 나온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훨씬 노력해서 만회해야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다수당이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100% 비례대표를 몰아준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비례대표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소수 정당의 비례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민주당이 그간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공약한 것도, 대통령이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것도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며 “우리가 구체적인 당 차원의 안을 갖고 있는 게 아닌 만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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