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연, 2라운드부터 선두 지켜
임희정·성유진 등도 가볍게 통과
[ 조희찬 기자 ]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화수분처럼 스타 선수들이 등장하며 세대교체가 단행됐다. 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엄 베이비’들이 ‘죽음의 레이스’로 불리는 2019년 정규투어 시드전 상위권을 휩쓸며 내년도 활약을 예고했다.
23일 전남 무안군 무안CC(파72)에서 열린 2019 KLPGA투어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선 2000년에 태어난 조아연(18·사진)이 나흘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1위를 차지했다. 1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2위로 출발한 조아연은 2라운드부터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수석으로 내년 정규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조아연은 지난 9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제28회 월드아마추어 팀챔피언십(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KL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이 목표였던 그는 임희정(18) 등에 밀리며 차선책으로 세계선수권을 택했고, 덜컥 우승까지 차지하며 잠재력을 꽃피웠다. 이번 시드전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내년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조아연은 “시드전이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하고 생전 오지 않던 담까지 왔다. 담이 온 건 선수생활을 하며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다음 시즌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지만 신인왕과 첫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위 역시 2000년생인 임희정의 몫이었다. 그는 나흘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내며 공동 3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리스트다. 또 다른 2000년생인 성유진(18)도 4위에 오르며 저력을 보여줬다. 3위를 차지한 안지현(19)도 1999년생으로 이들과 불과 한 살 차이다.
반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몇몇 스타 선수는 밀레니엄 베이비들에 밀려 내년 시드전을 기약해야 했다. 올해부터 드림(2부)투어 상금순위 20위까지 내년 정규투어 출전권이 주어지면서 정규투어 진입 장벽이 더 높아졌다. 지난해까진 시드순위전 40위 이내에 들면 사실상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 ‘안정권’으로 분류됐으나 올해는 25위 이내 순위자만 모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풀 시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 데뷔해 올해까지 14년 연속 KLPGA투어에서 뛰며 4승을 거둔 김보경(32)의 탈락 소식이 가장 큰 이변이었다. 그는 최종 합계 6오버파 294타 66위에 머물며 다음 시즌 정규 투어 출전이 어렵게 됐다. 그는 올해 상금랭킹 61위로 200여만원이 부족해 시드를 잃었다.
‘엄마 골퍼’ 홍진주(35)도 마지막 날 6타를 잃었고 5오버파 63위로 고개를 숙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던 백규정(23)은 2오버파 34위에 머물렀다.
무안=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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