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P&W 손잡고 중소형 엔진 '신바람'

입력 2018-11-25 12:00  

기어 넣은 항공엔진 공동 개발…밀린 주문만 9000개

에어버스 A320·A220에 탑재…최근 저비용항공사 주문 폭발
손익분기점 1000대 이미 판매…애프터마켓서 매출 2~3% 챙겨
신현우 사장 "GE 등과도 국제공동개발 파트너십 강화"



[ 김현석 기자 ]
“세계 최초로 개발해 중소형기 엔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기어드 터보팬(GTF)’ 엔진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핵심 파트너로서 함께 수익을 나누게 됩니다.”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조회사 중 하나인 프랫앤드휘트니(P&W)의 로버트 퀸 이사는 이같이 말했다. 미국 코네티컷주(州) 하트퍼드에 있는 P&W의 6개 생산라인은 24시간 3교대로 바쁘게 돌아갔다. 2016년 처음 상용화한 GTF 엔진 주문이 9000여 개나 몰려 있어서다. 이 엔진은 항공엔진 최초로 기어방식이 적용돼 연비가 좋고 소음도 적다. 130석 이하인 중소형기 에어버스 A320, A220 등에 장착되고 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 증가로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기종이다.

3대 항공엔진 회사 중 GE, 롤스로이스는 아직 기어가 들어간 엔진을 개발하지 못했다. 그 덕분에 P&W의 중소형 엔진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한화는 2015년 GTF 개발 프로젝트 참여 업체로 선정돼 핵심 부품인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와 ‘미들 터빈 프레임’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 값은 받지 않는다. 단순 부품업체가 아니라 국제공동개발(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파트너여서다. 항공엔진 개발의 리스크가 워낙 크고 투자비가 많다 보니 믿을 수 있고 검증된 핵심 부품회사와 공동투자하는 방식이다. 부품 공급회사 150여 개 중 한화와 독일 MTU에어로엔진스, 영국 GKN 등 4개사만 파트너로 뽑혔다.

항공엔진 시장은 경쟁이 심하다. 그래서 엔진을 판 뒤 몇 년 지나야 수익이 발생한다. 엔진 값은 원가보다 낮게 받고 정비와 부품교체 등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투자 회수가 수십 년에 걸쳐 이뤄진다. 퀸 이사는 “1977년 개발한 엔진에서 아직도 수익이 난다”고 말했다.

GTF 엔진도 지금은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GTF 엔진 개발에 48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와 내년 각각 900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GTF 엔진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1000대 이상 판매를 이미 달성했고, 주문만 9000여 대가 쌓여 있다. 지명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는 “향후 상당한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화는 이익률이 70~80%에 달하는 애프터마켓에서 매출이 생길 때마다 2~3%를 갖게 된다.

한화가 RSP 파트너로 선정된 건 1980년대 옛 삼성테크윈 시절부터 거래하며 신뢰가 쌓인 데다 기술, 재무능력까지 인정받아서다. 데이브 에멀린 P&W 부사장은 “RSP는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수익이 보장되는 비즈니스모델”이라며 “RSP에 참여한다는 것은 항공업계에서 글로벌 부품업체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신성장동력으로 RSP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P&W를 비롯해 GE, 롤스로이스와 맺은 RSP와 장기 부품공급계약액은 최근 4년간 171억달러(약 20조원) 규모에 달한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글로벌 항공엔진 부품 시장은 연간 6%대 성장이 예상된다”며 “P&W뿐 아니라 GE, 롤스로이스 등과도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P&W는 GTF 방식 대형 엔진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우지수 구성 회사(30개)인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의 핵심 자회사로 지난해 매출은 165억달러, 종업원은 3만9000명에 달한다. 이 회사의 엔진은 보잉사의 757, 767, 777과 에어버스 A380 등 민간 항공기뿐만 아니라 F16, F35 등 군용기와 블랙호크 아파치 등 군용헬기 등에 탑재되고 있다.

하트퍼드=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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