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주인을 처벌하려면 문재인 대통령 아들의 특혜채용 의혹부터 법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4일 이른바 ‘혜경궁 김씨’로 세간에 알려진 ‘정의를 위하여’ 트위터 계정주 사건의 본질은 ‘이간계’라고 주장하며 한 말이다.
이 지사는 검찰 출석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와 제 아내는 물론 변호인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은 ‘허위’라고 확신한다. 변호인 의견서에도 이 점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아내를 고발한 측에선 ‘아내가 트위터 계정주이고, 그 트위터로 특혜취업 의혹 글을 썼으며, 그 글이 죄가 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아내의 변호인 입장에선 '아내가 계정주가 아니며, 특혜의혹 글을 쓰지 않았고, 그 글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법적으로 입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특히 트위터 글이 죄가 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선, 먼저 특혜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한 뒤 이를 바탕으로 ‘허위사실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다"면서 "대선 경선 당시 트위터 글을 이유로 제 아내에게 가해지는 비정상적 공격에는 ‘필연적으로 특혜채용 의혹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는 이유"라고 전했다.
지난 대선 당시 야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했던 '문준용 특혜 의혹'을 이 지사가 직접 거론하자 여권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당에서 집요하게 공격하던 문제를 이 지사 스스로 꺼내 들자, 민주당 내에서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반응까지 나온다는 해석이다.
민주당 당원들이 이 지사의 출당을 요구하는 집회를 당사 앞에서 매주 열기로 한 가운데, 이해찬 대표의 "지금은 정무적 판단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경찰이 권력의 편이라고 말했을 때 이 지사는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이라며 "이미 탈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26일 이 지사가 문준용 의혹을 거론한 데 대해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분으로 문재인 정권도 박근혜 정권처럼 무너질 수도 있다는 신호로 보이기도 한다"면서 "경남지사를 할때 경남FC와 성남FC가 동시에 2부리그 강등 위기에 처했는데 그때 이재명 성남시장이 과도하게 프로축구 연맹을 공격한 일로 구단주 징계 대상에 오른 일이 있었다. 그때 나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동병상련 하는 입장이였고 법조 후배였기 때문에 이재명 성남시장 편을 들어 프로 축구연맹을 같이 비판해 주었는데 징계 대상에 올랐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징계 심의 때 나를 걸고 넘어지면서 왜 홍준표는 징계하지 않고 나만 하느냐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일이 있었다. 여당 지사는 징계 않고 야당 시장인 자기만 징계한다고 나를 걸고 넘어지면서 자기의 징계를 피할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준용 특혜 채용 의혹 운운을 보니 그때 일이 생각난다"면서 "자기 문제에 부닥치면 이를 피하기 위해 자기를 도와준 사람도 같이 끌고 들어 가는 물귀신 작전도 서슴없이 하는 사람임을 나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 문 대통령은 아마 이번에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준용 씨 특혜 의혹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 등 야당이 제기했지만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이 증거를 조작하면서 본질이 흐려진 바 있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은 9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후 문준용 씨는 자신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한 이 전 최고위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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