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끝나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은 대외 이벤트로 쏠리고 있다. 미국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미·중 정상회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등 굵직한 대내외 이벤트가 몰려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기초체력) 요인보다는 대내외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15포인트(1.03%) 오른 2078.63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급락 여파에 일제히 내렸지만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세계 경제를 압박해온 양국 간 무역전쟁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지수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회의 기간인 다음달 1일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이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몇 차례 낙관론을 나타냈다.
물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밝혔듯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 합의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하는 등 비관적 전망도 있다. 하지만 증권투자업계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분쟁이 완전히 종식되는 것은 어렵지만, 대립 국면에 대한 부담 완화 정도는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무역분쟁 관련 협상 타결에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중"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미국이 중국에 양보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 것만으로도 증시에서는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발언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한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27일과 29일, 30일에는 각각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과 제롬 파월 의장 연설, 11월 FOMC 회의록 공개가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이후 시장 일각에선 Fed가 금리 인상 경로를 바꿀지 모른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향후 FOMC에서 비둘기파적 금리 정책 스탠스 확인할 경우 글로벌 증시의 회복 움직임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이 이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내에서는 오는 30일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열린다. 고용, 내수, 수출 등 여러 지표 면에서 경제 여건은 지난달보다 악화됐다. 경기가 더 나빠지기 전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최소 2명 이상으로 확인되는 등 한은이 시장에 인상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는 점도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
이밖에 다음달 7일 나오는 미국 Fed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주요 관심사다. Fed의 정책 스탠스를 또 한번 가늠해 볼 수 있다. 11월 말 한국과 중국의 항공 실무회의도 개최된다.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조병현 연구원은 "당분간 이벤트 관련 뉴스에 따라 단기적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만약 주요 이벤트에서 기대만큼의 긍정적 결론들이 도출된다면 미국 외(Non US) 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져 글로벌 자산 배분 측면에서 새로운 기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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