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군함 나포…일촉즉발

입력 2018-11-26 17:43   수정 2018-12-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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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영해로 불법 진입"
우크라이나 대통령 "미친짓"
전군에 '전투태세' 명령
메르켈 "러 무력행사에 깊은 우려"



[ 유승호 기자 ]
러시아군이 크림반도에 접한 흑해와 아조프해에서 우크라이나 함정들에 발포한 뒤 나포하면서 두 나라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이후 가장 심각한 해상 충돌이다.

AP통신 등은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25일(현지시간) 흑해에서 아조프해로 가기 위해 케르치해협을 통과하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두 척과 예인선 한 척에 포격을 가한 뒤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아조프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있는 바다다. 케르치해협은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길목이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우크라이나 함정들에 사격을 가했다”며 “소형 함정 베르단스크가 반파됐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군인 최소 3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FSB는 “우크라이나 함정이 러시아 영해로 불법 진입했다”며 “케르치해협 통과 때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는 “항해 계획을 러시아 측에 미리 통보했으며 국제법을 지켰다”고 반박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안보대책회의에서 “러시아의 행동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미친 짓”이라고 비난하고 전군에 전투태세를 명령한 뒤 계엄령을 선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03년 케르치해협과 아조프해를 공유 해역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선박들을 검문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의 고위 관료들은 26일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 나포 문제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포로셴코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의 무력행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양국 간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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