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16kg 건조기 전쟁…'LG 트롬' 출시에 '삼성 그랑데' 즉각 반격

입력 2018-11-27 10:04   수정 2018-11-29 15:29

삼성·LG, 대용량 건조기 경쟁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16kg' 용량 출시
200만원 넘는 비싼 가격 풀어야할 숙제
"건조기 보급률 30%대…성장세 당분간 이어질 것"




국내 건조기 시장이 대용량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6kg 건조기를 내놓으면서 대용량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국내 최대 용량 16kg '그랑데' 건조기를 출시했다. LG전자가 이달 초 같은 용량의 '트롬 건조기'를 내놓자 즉각 대용량 건조기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16kg 용량은 코인빨래방, 세탁소 등에서 사용하는 크기다.

2016년까지 건조기 시장은 연간 10만대에 불과했다. 평균 1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과 번거로운 설치(가스식) 과정이 단점으로 작용했다. 옷감 손상과 비싼 전기료도 대중화를 막는 원인이었다.

하지만 단점을 개선한 전기식(히트펌프 방식) 건조기가 나오면서 판매량은 빠르게 늘었다. 10kg 이상 대용량 건조기가 100만원대에 출시되면서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6배 늘어난 60만대가 팔려나갔다.

올해 건조기 시장 규모는 15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LG전자를 중심으로 14㎏ 이상 대용량 건조기를 내놓으면서 시장은 대용량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용량 건조기는 건조 효율과 풍량이 우수하다. 건조통 내부 용적이 커진 만큼 옷감 손상은 줄고 건조 효율은 향상된다.

저온제습 인버터(삼성전자),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LG전자) 등 신기술이 대거 탑재되면서 전기 사용량도 줄었다. 중소용량과 비교해 전기 사용량은 늘었지만 효율이 높아져 용량 대비 전기 사용량은 30% 이상 줄었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비싼 가격은 부담스럽다. 양사의 16kg 용량 건조기의 출고가는 각각 219만원~229만원(삼성전자), 209만원~219만원(LG전자)으로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12kg 용량 건조기가 100만원대 초반에 판매되는 걸 감안하면 격차가 크다.

업계는 건조기 보급률이 30%대에 머무는 만큼 현재와 같은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조기가 정체기에 빠진 세탁기(보급률 90%)를 대신해 생활가전 사업을 이끌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건조기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두꺼운 빨랫감까지 한 번에 건조하길 원하는 목소리를 반영해 16kg 대용량 건조기를 내놓게 됐다"며 "시장이 대용량과 중소용량으로 이원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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