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흔들' S&P500 VIX ETN 투자했더니…2000 붕괴에도 '미소'

입력 2018-11-27 14:33   수정 2018-11-29 15:38

[고은빛의 GO!투자]


직장인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승진해서 연봉이 오른다거나 예상치 못한 성과급을 받을 때겠지만, 아쉽게도 어쩌다 한 번 찾아오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꽁돈'을 벌기 위해 오늘도 투자를 합니다. 고은빛 기자가 쌈짓돈 100만원을 갖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섭니다. 고 기자의 투자기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위해 투자하는 직장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편집자주]

때는 10월말. 코스피는 말 그대로 추풍낙엽이었습니다. 지난달 11일 4.44% 급락한 뒤 잠시 회복세를 보이나 싶었지만 23일엔 2.57%나 빠졌습니다. 2106.10로 마감하면서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그야말로 시퍼렀게 질렸습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나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을 때 가파르게 상승하는 종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패닉장세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종목. 바로 VIX ETN(상장지수증권)이었습니다. 해당 상품은 공포지수(VIX)에 따라 등락하는 구조입니다. VIX지수는 공포지수로, 미국 주식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질 때 상승합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터라 투자하기에 적합한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엔 비대면으로 'NH투자증권 모바일증권 나무'에 가입해 무료수수료 혜택을 받았습니다. 현재 선물 ETN 상품은 초고위험으로 돼 있습니다. 거래 이전에 위험고지 확인 및 거래신청서를 등록해야 합니다. ▲나의 투자성향 ▲ETN거래신청서 등록여부 ▲변동성ETN 거래신청서 등록여부 ▲부적합확인서 등록여부 를 모두 확인하면 ETN거래신청이 완료됩니다.

국내에서 VIX ETN을 거래할 수 있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총 4곳입니다. 그 중 NH투자증권의 QV S&P500 VIX S/T 선물 ETN을 선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풍부해보였습니다. 매수와 매도가 수월하겠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지난달 25일 매수에 들어갔습니다. QV S&P500 VIX S/T ETN은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매일 상승했습니다. 이 기간 상승률만 15.84%에 달했습니다. 제가 매수하려는 날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첫 주문을 1만8215원에 54주로 냈지만 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주가는 1만9000원대까지 쭉 올라가 있었죠. 매수단가를 1만9550원으로 한 차례 고친 뒤에도 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정말 심장이 쫄깃해집니다. 얼른 매수하지 않으면 주식이 그새 더 오를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매수단가를 1만9645원으로 쓱 고치고 수량도 50주로 바꿨습니다. 바로 체결됐다는 푸시가 왔습니다.

이후 코스피는 연저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코스피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3거래일만에 4.84% 빠졌습니다. 특히 29일엔 1년10개월 만에 장중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저도 '코스피, 1년10개월 만에 2000선 '붕괴'…"바닥 예측하기 어려워"' 기사를 쓰면서 주가 조정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코스피 급락으로 취재를 하면서도 속으로는 몰래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 계좌는 +3.96% 수익을 기록하고 있었죠. 적은 수익률이었지만 패닉장에 더 빛나는 숫자였습니다. 드디어 수익을 보는구나 하는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상상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1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주식시장의 심리가 살아나기 시작했는데요. 10월30일과 31일 코스피는 오랜만에 상승세를 보이면서 2000선 탈환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다 11월2일 급기야 3.53% 급등했습니다. 바로 이 때였습니다. 제 계좌에 파란불을 보이게 된 게 말이죠.

여기에 호재는 이어졌습니다.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전화통화로 무역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1일 -0.43% 하락 마감했던 VIX ETN은 2일에만 -7.03%나 빠졌습니다. 플러스 수익에서 -7만3000원 손실로 확 돌아섰습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도 VIX지수는 8.86%나 하락한 19.35를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언제 싸웠냐는 듯 곧바로 화해모드로 들어갔습니다. G20 정상회담에 미국과 중국이 만날 것이라는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제 ETN 계좌엔 악재가 더해진 꼴이였습니다. 시장에선 무역갈등이 해소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걸로 받아들였습니다.

5일 잠시 다시 회복하는 듯 싶었지만 여전히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이어갔습니다. 역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 11월8일 VIX ETN은 1만6340원까지 쭉 빠졌습니다. 6일부터 3일 내내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8일엔 -5.88%로 추락했습니다. 전날 VIX지수를 찾아보니 그래도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VIX지수는 17.83% 급락한 16.36이었습니다.


그 덕에 9일 기준으로 계좌엔 -16.57%로 최대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손실을 본 금액만 16만2750원이었습니다. 어쨌든 제 생각보다 손실 폭이 급하게 늘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시장이 또 다시 급락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를 계속하고 있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추가 하락을 막고 있었죠.

그 사이 코스피도 2092.40(16일 종가)까지 회복했습니다. 원금회복을 기다리기엔 너무 오래걸릴 것 같다는 판단에 지난 16일 장중에 매도를 눌렀습니다. 이번 투자 수익률은 -4.86%. 5만2520원의 수업료를 냈습니다.

그나마 좋았던(?) 건 지난번 해외주식 투자(총 -5.27%)보다 손실률이 줄었다는 점일까요. 이렇게 조금씩 손실을 줄이면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것 아닐까요.

주식은 역시 타이밍이었습니다. '내가 팔면 오른다'는 말은 이번 투자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었습니다. 지난 23일까지 QV S&P500 VIX S/T 선물 ETN은 1만966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래도 제가 사들인 가격보다는 낮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겠습니다.

VIX지수는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달 G20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무역협상을 벌일 계획이지만, 두 국가의 무역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렵기 때문이죠. 재선이 목표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갈등을 더 이용할 가능성이 있어서입니다. 이번엔 중국과 화해 정도만 한 뒤 2020년 무역분쟁을 극적으로 해결해 지지율을 확 끌어올릴 것이라는 노림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끝으로 VIX ETN 활용팁을 전하며 이번 GO투자를 마무리하겠습니다. VIX 지수를 보면서 투자에 들어가기 보다는 투자심리를 중요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VIX 선물 ETN은 VIX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어 한 달 이후에 결제할 상품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VIX지수가 급등했을 때 매수하는 타이밍은 맞지만, VIX지수의 상승 폭과 동일하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인 만큼 변동성을 보이는 시장보단 패닉장과 같은 급락장에 수익을 내기에 용이하다는 판단입니다. 미중 무역분쟁 등 각종 외부요인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수익을 소폭 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입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의 코멘트입니다.

"VIX지수와 VIX선물 사이엔 시간차가 존재합니다. VIX지수가 많이 급등하면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VIX선물 ETN이 약간 덜 오를 수 있습니다. VIX 지수가 급등했을 때 투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현재 시장의 하락추세가 지속될 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주식시장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으면 VIX ETN은 덜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VIX ETN은 급락장에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보면서 투자 기간을 짧게 잡는 것이 대응하기에 용이합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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