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내 1위 해상크레인 제조업체 디엠씨, 상상인선박기계가 인수

입력 2018-11-27 16:20  

≪이 기사는 11월27일(16: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국내 1위 해상크레인 제조업체 디엠씨를 상상인이 인수했다. 골리앗 크레인을 제작하는 상상인 계열사 상상인선박기계와 합병을 통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기자재 산업 내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상상인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상상인 계열사 상상인선박기계는 지난 26일 디엠씨와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약 286억원이다. 상상인선박기계가 143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하고 143억원 가량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 디엠씨는 인수 금액을 바탕으로 채권자들에 대한 변제 조건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오는 12월 19일까지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회생기업 인수합병(M&A)성사 여부를 결정짓는 관계인집회는 내년 1월 초로 예상된다. 통과 요건은 △회생담보권자조(75% 이상) △회생채권자조(66.67% 이상)이다.

286억원인 디엠씨 매각가는 조사보고서 상의 청산가치(약 620억원)보다 적다. 현행법 상 ‘청산가치보장의 원칙’에 따라 회생기업 M&A 매각금액은 청산가치 이상이 보장돼야 한다. 이에 대해 상상인 관계자는 “이번 인수 대상에서 산업은행이 담보를 잡고 있는 영암공장 부지는 제외됐고, 경남은행이 채권을 가지고 있던 온산공장 역시 부동산 공매를 통해 340억원에 매각했다”며 “새롭게 측정한 청산가치 수준에 맞춘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설립된 상상인선박기계(구 한중선박기계)는 조선소 엔지니어링 및 조선 자동화 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경남 밀양에 공장이 있는 상상인선박기계는 이달 초 전남 광양에 있는 SPP조선 율촌공장을 인수하는 등 조선기자재산업 확대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월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전문업체인 셈코프마린으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골리앗 크레인 2기를 1억 달러 규모에 수주하기도 했다.

디엠씨는 해양플랜트 등 선박에 설치하는 해상크레인 제조 분야 국내 1위 업체다. 2004년 설립돼 5년 뒤인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경남 김해에 8만 5150제곱미터 규모의 생산기지를 보유한 디엠씨는 2016년 연결기준 매출액 1284억원, 순이익 151억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업황 악화,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 내우외환을 겪으며 이듬해 디엠씨의 매출액은 지난해 957억원으로 줄고, 44억원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이에 동일수지, 상상인저축은행 등 채권자들은 지난 6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7월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이뤄지며 매각 작업이 본격화했다.

상상인과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채권자와의 추가적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채무 변제 조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4000만 주에 달하는 구주 감자 비율 등도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26일 상상인은 제3자 배정유상증자를 통해 디엠씨 주식 286만주를 14억 3000만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인수에 143억원을 투입하는 상상인은 총 2860만주 가량을 인수하는 셈이다. 통상의 회생 M&A에서 구주 감자 비율은 인수 후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최소 6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2860만주로 60% 지분을 보유하기 위한 총 주식 수가 약 4800만주임을 감안하면 일정 비율의 무상감자 등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상상인선박기계 관계자는 “해상크레인 제조 분야 국내 1위인 디엠씨 인수가 기존의 조선 자동화 설비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조선경기 회복과 더불어 국내외 조선 경쟁력과 위상을 되찾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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