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발전으로 주요 도시 오피스 빌딩 더욱 각광... ECB 금리 인상 자산가격 미치는 영향 크지 않을 것"
≪이 기사는 11월27일(17: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럽 관문도시들은 신규 오피스 빌딩 공급이 매우 부족합니다. 코어플러스(부도심) 투자 혹은, 가치부가(밸류애드) 전략으로 투자 하더라도 위험(리스크)가 크지 않습니다.”
데이비드 아이언사이드 라살자산운용 유럽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25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관투자가들도 장기 단일 임차인과의 계약이 맺어진 ‘코어(핵심)’ 빌딩에서 벗어나 유럽 ‘코어플러스’ 자산에 주목해야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라살은 전세계에서 약 700억달러(약 78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부동산 전문 운용사다. 아이언사이드 CIO는 라살자산운용의 유럽 투자를 총괄한다. 유럽 지역 운용자산(AUM)은 약 231억달러 규모다.
아이언사이드 CIO는 “유럽 주요 도시에는 장기 임차인과의 계약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개조가 필요한 오피스 빌딩에 투자할 기회가 많다”며 “기본적으로 신규 공급량이 절대 부족해 충분한 위험조정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 기관투자가들은 영국과 독일 등의 유럽 부동산에 대거 투자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후 미국보다 환율상 유리한 유럽 부동산에 눈을 돌린 것. 그러나 임차인이 확정돼있는 ‘코어’ 자산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최근 들어 인수 경쟁이 심화하고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설도 불거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이언사이드 CIO는 “유럽의 금리 인상은 아주 점진적일 것”이라며 “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신규 오피스 빌딩 공급이 부족하고, 정보기술(IT) 혁명 등으로 경제 여건이 나아져 투자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파리, 암스테르담, 뮌헨,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등 유럽 도시에서 정보기술(IT)의 발달에 따라 경제성장이 일어나고 있고, 도시가 발전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언사이드 CIO는 “우량 오피스 빌딩과 물류센터 등의 임대료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유럽 주요도시에선 5년 전에 비해 부동산의 교통 연계성, 위치(location)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라살자산운용은 유럽에서 코어플러스(부도심), 밸류애드(가치부가형) 전략을 펴는 부동산 펀드인 ‘엔코어(encore)플러스’를 12년째 굴리고 있다. 아비바인베스터스와 공동으로 운용해오다가 펀드의 운영권을 최근 인수했다. 엔코어 펀드는 최근 5년 평균 8.5%의 수익률을 올렸다. 유럽 유사 부동산 펀드 중 가장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AUM은 약 18억 유로 규모로, 영국을 제외한 전 유럽에 29개 자산을 담고 있다.
엔코어 펀드는 독특하게 사모 투자자를 위한 ‘개방형’으로 운용된다. 투자자가 수시로 투자할 수 있으면서도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원할 때 별도의 매각 플랫폼에서 지분증건을 매입해주는 구조다.
아이언사이드 CIO는 파리 UBS 빌딩을 매입한 사례를 들어 펀드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2년 후에 임차인이 나가기로 돼있던 빌딩을 적극 매수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개별 도시의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물건을 관리하는 운용사의 전문 역량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이언사이드 CIO는 “라살은 부동산 메자닌(중순위 대출)과 개발형 부동산펀드(SA), 홀론(whole loan) 등 기관 고객의 투자 목표수익률에 맞는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며 “한국 기관이 선호하는 하방 안전성이 있는 부동산 대출 상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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