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사태 본질은 분식회계 아닌 삼성 때리기"

입력 2018-11-27 17:49  

논란 계속되는 '삼바 사태'

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

에피스는 설립때부터 관계사?
삼바가 에피스 지분 85% 보유
관계사로 처리하라는 건 모순

자본잠식 피하려 고의 분식?
삼바, 적자였어도 미래가치 높아
자본잠식 문제였다면 증자했을 것



[ 전예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판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3일 한국회계학회가 회계감독 시스템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특별세미나를 연 데 이어 26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정책토론회를 하고 증권선물위원회의 분식회계 결정을 반박하고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경제·경영학계 학자와 법학전문가들은 삼바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5년 관계사로 회계 처리를 변경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에피스 설립 때부터 관계사로 분류했어야 한다는 증선위의 재감리 결과에 “삼바가 에피스 지분을 85% 보유하고 경영진 임명권이 있었기 때문에 관계사로 처리하라는 것은 회계법상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는 ‘증선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판단 적절한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주제발표에서 “국제회계기준(IFRS)에는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효력이 있으면 행사한 걸로 간주하라는 조항이 있다”며 “2015년 말 에피스의 회계 변경은 편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삼바가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회계를 변경했다는 지적에 “삼바는 적자 상태임에도 미래 가치 때문에 높은 주가를 유지했고 자본잠식 상태였더라도 주가가 폭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잠식이 문제였다면 분식회계보다 증자를 통해 해결하는 길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기업, 투자자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감원이 재감리에서 처음부터 지분법 관계회사로 처리했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며 “이런 입장 변경이 기업과 투자자, 자본시장에 주는 부정적 효과는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망 기업일수록 한국에서 영업하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라며 “나스닥시장에 상장할 정도의 기업이 앞으로 정책 리스크를 짊어지고 한국에 남아있으려 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삼바 사태가 회계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로 비화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정동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에 대해 현 정부가 주요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과 동일한 철학 및 사상적 바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의 핵심이 회계규정 위반이라기보다 ‘삼성 때리기’라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지 심히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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