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美·中 정상이 만나기 前 알아야 할 '협상 동기'

입력 2018-11-29 17:47   수정 2018-12-02 18:51

미국의 3차 관세 발동되면
'급격한 성장둔화' 中 타격 심각

유럽 경제도 안좋은데…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더해져
美도 원하지 않는 길 가게 돼

다른 동맹국 끌어들이지 말고
美가 양보했다는 모습 보여야
중국도 진지하게 협상 임할 것

토머스 뒤스터베르크 < 美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압박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냈다. 두 정상은 다음달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관세 조치와 더 많은 상품 구매를 문제의 본질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중국으로부터의 진짜 위협은 무역 대차대조표에 반영된 것보다 훨씬 심오한 문제다.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은 그 바탕에 중국식 경제 모델, 특히 핵심 기술 개발에 있어 미국과 동맹국들을 능가하는 막대한 자금 지원과 하향식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엔 보조금과 기술 이전 강제, 폐쇄적인 시장 등 세계무역기구(WTO) 조약 위반도 포함돼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중국에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도 협상할 수 있는 그럴듯한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전통적인 미국 동맹국들과 함께 보다 통일된 대중(對中) 정책의 토대를 마련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첫해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 캐나다, 멕시코 등 태평양 지역 파트너들과도 마찰을 빚었다. 그 뒤 한국, 캐나다, 멕시코와 새로운 무역협정에 합의했고 유럽연합(EU) 및 일본과는 무역협상을 시작했다. 모든 마찰이 다 제거되진 않았지만 동맹국들과 불화는 줄어든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지식재산권 규칙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에 대해 올해 초 일본과 EU의 지지를 얻어 WTO에 제소했다. 동시에 WTO 개혁을 위한 작업을 하면서 미국, 일본, EU는 뭉치게 됐다. 중국의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 전략 중 많은 부분이 WTO 규정에 어긋나거나 기존 규정으로는 충분히 다룰 수 없는 디지털산업과 관련돼 있어 이 같은 협력은 중요하다. 중국이 이들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비관세 장벽 등을 사용해 국유기업 등을 보호하며, 신기술과 관련해 독자적인 국제표준을 만들려고 할 때 다른 국가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9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이 같은 기술 정책에 맞서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국가들은 통제에 취약한 미국 및 동맹국의 300여 개 핵심 기술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일본, 그리고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은 자동차, 로봇, 통신장비,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보조금을 받는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공통된 위협은 미 동맹국들에 서로 협력할 충분한 동기를 제공한다.

미국과 중국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성공적으로 협상하려면 경계심이 강한 중국 정상과 때때로 충동적인 미국 대통령 모두의 정치적 이해를 맞춰야 할 것이다. 그것은 세 가지 부분을 포함해야 한다. 첫째, 중국은 미국 곡물과 액화천연가스(LNG), 건강관리 제품 구입을 제안해야 한다. 또 중국은 높은 비대칭 시장장벽을 쌓고 있는 자동차 등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춰야 한다.

둘째, 양국은 통상적인 WTO 절차를 통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이전, 보조금 문제를 판결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침해에 철저히 대처하고 민감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자체적인 법체계를 이용할 것이다. 셋째, 신기술 분야를 다루기 위해서는 WTO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는 분명히 성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미국은 동맹국들을 이 과정에 동참하게 만들고 중국이 진지한 방식으로 협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도 중국 상품에 대해 새로운 혹은 더 무거운 관세 위협을 중단하는 것을 포함해 양보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시 주석이 중국에서 체면 구기는 것을 막고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양보했다고 주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중국은 다자간 무역시스템의 지지자로 인식되기를 원한다. 따라서 미국의 일방주의가 부각되는 양자 협상이 아니라 WTO를 통한 협상이 이뤄지면 자신들의 승리라고 여길 수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2대 경제 대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들을 서로 제시해야 한다. 최근 투자와 제조업 생산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와 규제 개혁에 힘입어 호조세를 보였던 미국 경기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 더 많은 관세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미국 경제는 오히려 중국의 보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급격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미국의 3차 관세가 가해지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유럽도 취약한 경제와 정치적 상황 때문에 글로벌 경기 침체를 원하지 않는다. 협상의 동기는 여기에 있다. 모든 당사자가 정치적 의지와 유연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원제=The Deal America and China Need

정리=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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