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혁 기자 ] 커피 얼룩은 왜 바깥 테두리가 항상 진할까. 커피 물방울은 습도가 낮은 가장자리에서 증발이 활발히 일어난다. 증발로 물이 사라지면 겉보기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물방울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흐름이 발생한다. 미세한 커피 알갱이들이 그 유동을 따라 이동한다. 가장자리에서 물은 계속 증발하고 커피 알갱이들만 쌓인다. 테두리 색이 더 진해지는 이유다. 과학자들은 이를 ‘커피 얼룩 효과’ 또는 ‘커피 고리 효과’라고 부른다.
독일 일러스트레이터 슈테판 쿠니크는 이렇게 흘린 커피 자국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 커피 방울을 무작위로 떨어뜨리고 그 얼룩에서 ‘커피 몬스터’라는 이름의 귀여운 캐릭터를 찾아내 작품을 만들었다. 완성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거나 책으로도 펴냈다.
《커피 얼룩의 비밀》은 커피를 비롯해 우유, 맥주, 와인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8가지 음료를 통해 충돌과 거품, 표면장력과 점성 같은 과학적인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유체역학’이라는 물리학의 한 분야를 일상적인 모티프로 전개하는 셈이다.
우유의 왕관 효과는 신선한 우유에서만 일어나는 것인지, 맥주 거품은 왜 생겼다가 사라지는지 등 다양한 궁금증에 답한다. 표면장력이나 과냉각, 모세관 현상, 코리올리 힘 등 우리가 한번쯤 들었을 법한 개념들도 설명한다. 인도에서 일어난 우유의 기적, 거품으로 만드는 라테 아트, 고흐 그림 속 소용돌이의 비밀 등과 같은 소소한 읽을거리도 재미를 더한다. (송현주 지음, 엠아이디, 284쪽, 1만50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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