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4륜 기능 덕에 눈길에서도 탈만해
초반 가속 더디지만 고속주행 안정감
쉽게 질리지 않는 상품성 매력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눈길에서 무사하게 달릴 수 있을까.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티볼리는 '도심형'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로 개발된 차다. 겨울철 눈길에서는 그동안 타볼 기회가 없었던 티볼리. 최근 1박2일 동안 티볼리를 시승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폭설과 마주쳤다.
지난 주말 전국에 폭설이 내린 날, 제천 충주호 일대에서 티볼리 아머를 몰아봤다. 서울에서 제천으로 갈 땐 날씨가 좋았다가 하룻밤 사이 제천에는 하얀 눈이 세상을 뒤덮었다.
청풍대교가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 청풍호 관광단지 주변은 도로가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다. 운행 중 메르세데스벤츠 SLK, 구형 제네시스 등 후륜구동 차들이 눈길에서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다행히 앞바퀴굴림에 4륜구동(4WD) 기능이 개입하는 티볼리는 주행하는데 큰 어려움 없었다.
티볼리는 평상시 전륜구동으로 주행하다가 지형에 따라 뒷바퀴에도 동력이 분배되는 '스마트 4륜구동' 장치가 개입하게 돼 있다. 소형SUV는 눈길 주행이 취약할 수 있으나 티볼리는 다행히 눈이 수북히 쌓인 도로를 시속 30~40㎞에 지나갈 수 있었다.
물론 내리막에선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어 차체가 좌우로 살짝 미끄러지는 등 불안했다. 그럼에도 눈길을 천천히 달려보니 주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티볼리는 노멀, 파워, 윈터 3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했다. 제천에선 윈터 모드를 사용했다. 내리막에선 변속기 위치를 드라이브(D)로 두는 것보단 매뉴얼 모드로 바꾸는게 좀더 안전하게 이동했다.
쌍용차는 지난 9월부터 2019년형 티볼리 아머를 판매하고 있다. 시승해 본 차량은 연식이 바뀐 티볼리 1.6L 디젤 모델이었다.
4륜구동 시스템이 지원돼 복합 연비는 13.4㎞/L다. 배기량 크기와 디젤 차량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는 아니다. 대략 200㎞를 달리고 난 뒤 차를 반납할 때 계기판 연비는 14.5㎞/L를 나타냈다.
초반 가속 땐 엔진 소리가 거세지고 움직임이 경쾌하지 않았다. 하지만 차급 대비 하체는 단단해 속도를 높일수록 가속감은 좋았다. e-XGi160 디젤 엔진과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m의 성능을 낸다. 조금 아쉬은 것은 파워 모드로 바꿔도 엔진회전 반응이 크게 차이나진 않았다는 점을 꼽고 싶다.
올해 출시 4년차인 티볼리는 아직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하게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외관 디자인에 약간씩 변화를 주고 있다.
2019년형 모델의 포인트는 '데칼'이다. 시승 차량은 신규 적용된 '오렌지팝' 색상이었다. 제천에서 마주쳤던 밋무늬 티볼리와 비교해보니 데칼이 들어간 차가 외간상 더 깜찍하고 예뻤다. 보닛 위에 듀얼 스트라이프 데칼로 꾸며 '보급형 미니(MINI) 쿠퍼'라는 별명과 잘 맞았다.
내장은 6가지 컬러로 변신하는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채택해 운전자가 계기판을 볼 때 지루하지 않도록 시각적인 요소를 가미시켰다.
인테리어 중 변화를 준 요소는 변속기 기어 노브다. 기어봉은 고급 세단 스타일로 바꿔 멋을 더했다.
11월치고는 갑자기 찾아온 추운 날씨여서 티볼리에 탑재된 열선 스티어링 휠과 열선 시트는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선택 옵션으로 들어간 내비게이션은 7인치여서 요즘 추세보단 작은 느낌이었다.
시승 차량은 주행 중 앞서가는 차량에 바짝 다가서니 전방 추돌경보 장치가 반응했다. 이 기능은 59만원짜리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를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투톤 익스테리어 패키지 옵션가는 38만원, 후드와 리어 데칼은 15만원이다. 1.6 티볼리 디젤 가격은 2033만~2376만원, 티볼리 기어플러스는 2361만원이다.
주행 성능 : ★★★★☆
편의 사양 : ★★★☆☆
연료 효율 : ★★★★☆
디자인 : ★★★★☆
가성비 : ★★★★☆
총 평점 : ★★★★☆
제천=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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