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도권 뺏길라 노심초사
계약 체결국 적극 공개 행보 '주목'
보안 우려에 휩싸인 화웨이가 5G(5세대) 이동통신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끊이지 않는 보안 우려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5G 장비 계약 체결 건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모습이다.
4일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화웨이의 통신장비 세계 시장 점유율은 22%로 1위다. 핀란드 노키아(13%), 스웨덴 에릭슨(11%), 중국 ZTE(10%)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화웨이는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에서 3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보안문제가 불거지면서 각국이 ‘보이콧’ 선언을 하고 나섰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화웨이 5G 장비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국이 2012년 제기한 보안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동맹국에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쓰지 말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화웨이가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달 21일 화웨이 사장 라이언 딩은 “5G 상용 공급 계약 22건을 계약했다”며 “중동 5건, 유럽 14건, 아시아 태평양 3건이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화웨이의 보안이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어 지난달 23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화웨이 측은 “(미국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정부의 행동이 해당 관할 범위를 넘어설 경우 이를 격려 및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화웨이의 제품 및 솔루션은 170여개 국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이는 화웨이에 대한 신뢰와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화웨이 에릭 쉬 순환 회장이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미국 시장에서 계속 차단된다면 5G 모바일 인터넷 시장 1위가 되겠다는 미국의 야망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좋은 제품, 좋은 서비스에 의지할 것”이라며 “특정 국가가 선택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괜찮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이러한 행보가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화웨이가 국내에서 LG유플러스의 5G 기지국 장비와 농협 전용망에 전송 장비를 공급하고 있어서다. 또 전 세계적으로 화웨이의 신뢰가 회복된다면 차후 국내 통신 3사의 5G 단독모드(SA) 장비 선정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은 5G 네트워크를 통해 앞으로 파생될 경제적 파급효과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35년 기준 5G 네트워크는 분야를 막론하고 세계적으로 12조 달러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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