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적신호 미국 증시 엄습… 장·단기 채권금리 역전

입력 2018-12-0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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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경기 둔화'의 적신호가 켜진 것일까. 장·단기 채권금리가 역전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을 짓누른 핵심 키워드는 장·단기 채권금리 역전이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게 된다. 그 흐름이 뒤집혔다는 것은 통상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주요 경제매체들은 종일 '경기 침체'를 언급하며 채권금리 움직임을 실시간 중계했다. 장·단기 채권금리가 역전되자, 뉴욕증시도 힘없이 무너졌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799.36포인트(3.10%) 급락한 25,027.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90.31포인트(3.24%) 하락한 2,700.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3.09포인트(3.80%) 내린 7,158.43에 각각 마감했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한 '무역전쟁 90일 휴전'의 약발이 채 이틀도 가지 못한 셈이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오후 4시 현재 0.08%포인트가량 하락한 2.9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03%포인트 안팎 내린 2.80% 선에 머물렀다.

장기금리가 더 떨어지면서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격차가 0.10% 안팎으로 좁혀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차이"라며 "10여 년 만에 가장 적은 폭으로 좁혀지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10년물 금리가 3.2% 선을 위협하면서 '고금리 공포'를 불러왔던 것을 감안하면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뒤바뀐 셈이다.

11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된 2·3년물과 5년물의 금리 격차도 더 벌어지는 흐름이다.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의 지난주 발언을 기점으로, 채권시장 기류는 확연히 달라졌다.

파월 의장은 앞서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언급했고,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상 스텝이 늦춰질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다만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기준금리 인상이 여전히 유력하다. 이에 따라 단기금리 낙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장기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했고, 이로 인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침체 우려를 키우는 구도가 연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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