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면역항암제 상륙…3기 폐암환자에 희망될까

입력 2018-12-07 17:53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
수술 불가능 환자에 치료길 열어
기침·호흡곤란 등 부작용도



[ 전예진 기자 ]
지난 4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사진)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제 국내에 들어온 면역항암제는 네 개로 늘었는데요. 지난해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니볼루맙)가, 올해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이 승인을 받았죠. 면역항암제는 몸속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합니다. 작용 기전에 따라 CTLA-4 억제제, PD-1 억제제, PD-L1 억제제로 분류됩니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임핀지와 티쎈트릭은 PD-L1 억제제,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PD-1 억제제입니다. 작용하는 경로는 같지만 PD-L1 억제제는 암세포에, PD-1 억제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에 결합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몸속 T세포에는 PD-1이라는 단백질이 있는데요. 암세포는 여기에 달라붙는 PD-L1이라는 면역회피물질을 만들어 정상 세포인 척 위장합니다. T세포가 혼란에 빠져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는 동안 암세포는 빠르게 증식하게 되죠. PD-1이나 PD-L1에 작용하는 약물은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서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해줍니다.

면역항암제는 다양한 암종에 쓰일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쓰입니다.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고 옵디보는 방광암, 두경부암, 호지킨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았습니다. 티쎈트릭의 적응증은 전이성 요로상피암, 유방암입니다.

임핀지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받았지만 환자군이 특이합니다. 항암화학방사선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3기) 환자가 대상인데요. 폐암의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대부분 절제가 불가능합니다.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방사선요법 이후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예후를 지켜볼 수밖에 없죠. 불행하게도 이런 환자의 대부분에서 암이 재발하고 약 90%가 4기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년 생존율이 30%도 안 되고 5년 생존율은 15%에 불과합니다.

지난 9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임핀지의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위약군 대비 11.2개월 연장된 16.8개월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보였습니다. 사망 위험도 32% 감소했습니다. 2주 간격으로 약 10㎎/㎏을 60분간 정맥을 통해 투약하는데요. 기침(35.2%), 피로(24.0%), 호흡 곤란(22.3%), 방사선 폐렴(20.2%) 등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게 관건입니다. 수술이 어렵고 치료법도 없던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임핀지가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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