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서비스라 16분 만에 도착
배차 메시지 뜨자 자동결제
직장인 '용돈벌이' 가능성 높아
[ 김남영 기자 ] 지난 7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신림동 신성초교 부근. 이화여대 근처 집으로 향하는 택시를 잡을 수 없었다. 카카오택시조차 잡히지 않아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오는 17일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이날부터 시범서비스(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카카오T 카풀’을 이용했다.
우선 카카오T 앱(응용프로그램)을 ‘카풀’ 메뉴가 담긴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했다. 시범서비스는 업데이트한 사람 중 카카오가 무작위로 선정한 신청자에게 제공됐다.
앱 내에서 카풀 메뉴를 선택해 현위치와 도착지를 입력하니 ‘약 30분 거리’ ‘12,000원’ ‘요금은 매칭완료 시 선결제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결제는 앱에 등록된 신용카드로만 가능했다. ‘기사님께 직접 결제’ 메뉴가 없어 운전자(크루)에게 직접 현금결제는 할 수 없었다. 탑승인원은 1~3명 사이에서 선택 가능했다. ‘뒷자리 선호’도 택할 수 있다. 그다음 ‘카풀 호출하기’를 눌렀더니 1분도 안 돼 차가 호출됐다.
한 번에 잡혀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잠시, ‘약 16분 후에 도착’이라는 안내문구가 떴다. 이어 카카오페이를 통해 1만2000원이 결제됐다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도착했다. 다만 배차가 되고 3분 이후 취소하면 벌금성 수수료가 3000원 부과된다는 메시지가 띄워져 있었다. 운전자가 도착한 다음 5분 이내로 탑승하지 않아도 3000원을 내야 한다.
카카오 택시 일반호출 기준으로 예상요금(운행거리 13.36㎞)이 1만6700원이었지만, 카카오 카풀로는 같은 거리 요금이 28% 싼 1만2000원에 그쳤다. 선결제 시스템이다 보니 ‘바가지 요금’은 자동 방지됐다. BMW, 벤츠 등 다양한 종류의 차를 탈 수 있는 것도 소소한 매력이다.
카카오 카풀은 직장인의 아르바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기자가 7일과 8일 이틀간 이용한 세 대의 카풀 차량 중 한 차량의 운전자는 “직장인인데 담뱃값벌이를 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결제금액의 약 80%를 운전자가 가져간다”며 “1만원 이상 포인트가 적립되면 주 단위로 현금 정산된다”고 설명했다.
카풀 이용자로서 가장 걱정이 된 것은 ‘안전’이었다. 카풀 운전자 김모씨는 “귀찮을 정도로 많은 서류를 내서 신원 보장을 받았으니 택시보단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카풀 차량 운전자 전모씨는 “범죄 전과 여부는 확인하지 못할 테니 충분히 속일 수 있다”고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운수업체만 범죄이력 조회가 가능하다”며 “대신 우리는 철저한 서류심사로 운전자 신원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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