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신 아스트라자산운용 글로벌헤지운용본부장(사진)은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성장률이 점점 떨어지는 한국을 벗어나 해외자산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TMT(Technology·Media·Telecommunication)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신 본부장은 특이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양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를 나와 도이치증권 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를 거쳐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산하 풀러튼자산운용, 모건스탠리 등에서 근무했다. 싱가포르에서 수억원의 연봉을 받던 화려한 경력의 펀드매니저가 국내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로 이직했다는 소식은 한동안 여의도에서 화제가 됐다.
신 본부장은 “한국 경제는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뤘지만 지금은 벤처정신과 혁신기업이 중심이 되는 시대”라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에 투자하고 싶어도 관련 기업을 찾기 힘든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앞으로 가장 큰 혁신이 일어날 산업으로 클라우드를 꼽았다. 신 본부장은 “IT 발전은 효율성이 키워드”라며 “스마트폰이 카메라, 휴대폰, MP3를 흡수한 것처럼 클라우드가 많은 서버와 IT 기기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클라우드는 1990년대 인터넷 혁신이 주식시장에 준 것과 비슷한 규모의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의 발전으로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도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게 되면서 남는 시간에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할 것이란 얘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전망했다.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미래산업의 모든 곳에 메모리반도체가 쓰일 것이란 시각에서다.
그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었지만 최근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을 견제하면서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며 “지금은 공급 과잉 우려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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