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악재 이겨내는 뉴욕 증시…바닥 다진다

입력 2018-12-11 06:44  


비관론 일색이던 뉴욕 증시에 조금씩 낙관론이 퍼지고 있습니다.
미국 경기가 그렇게 순식간에 침체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겁니다. 경기가 정점을 지나긴 했지만, 지나치게 냉각된 투자심리 탓에 시장이 너무 폭락했다는 시각입니다.

10일(현지시간) 개장된 뉴욕 증시는 급락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서의 애플 아이폰 판매금지, 영국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 연기 및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고조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한 때 다우가 500포인트 넘게 급락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회복해 결국 34포인트(0.14%) 상승하며 마감했습니다.
지난 주엔 장 초반 올라도 후반에 내리는 식이었는데, 반대였습니다.

중국 푸저우 지방법원의 애플 아이폰 판매금지 명령은 지난달 30일 나온 것으로 알려져,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건과는 별개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멍 부회장은 1일에 체포됐지요.

월스트리트 전문가들 중에는 최근 며칠 새 반등을 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은 "이제 뉴욕 증시가 매수권역에 들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블랙스톤의 분석에 따르면 미 경기는 정점은 지나지만 침체는 2021년에나 시작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는 그동안 S&P500 지수가 연말에는 3000을 찍을 것이라고 예측해왔습니다.
빈 부회장은 "2019년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올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지만 중요한 건 이익은 여전히 증가할 것이란 것"이라며 "실적 증가와 낮은 금리의 조합을 고려할 때 지수 궤도는 높아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장 강력한 경기 지표인 수익률 곡선, 컨퍼런스보드의 선행경기지표, 평균 시간당 임금 등을 고려할 때 모두 당분간 침체가 없다는 겁니다.

JP모간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빅 퀀트 전략가도 "강력한 기업 실적 증가율과 소비 추세 등을 볼 때 경기 확장세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S&P500 목표지수로 3,100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과 기업 실적 증가는 현실이며 증시의 투자심리, 밸류에이션, 포지션 등과 별개"라고 강조했습니다.
웰스파고의 크리스 하비 전략가도 "현재 증시는 바닥을 지나는 상황"이라면서 "지금 시장은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지금 매수한다면 내년 말 행복해 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임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도 9일(현지시간) 기고에서 수익률 곡선이 지금처럼 평평해졌을 때에도 S&P 500 지수가 이후 1년여 동안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수익률 곡선이 뒤집힌 뒤 불황이 오기까지 몇 달에서 길게는 2년 이상 소요됐으며, 커브가 역전된 날 이후 1년 동안 S&P 500 지수는 37% 치솟은 사례도 있고 21% 추락한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 월스트리트에는 10년물 금리가 급락한 이유는 과거와는 다르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로 인해 수많은 돈이 풀리면서 이 돈이 미국 장기 국채에 몰리는 바람에 금리가 과거와 달리 낮게 형성되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물가도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 증시는 바닥을 다질까요? 그동안 너무 많이 내리긴 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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