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구 연구원은 "지난 1일 미중 정상이 만나 무역전쟁을 90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세계 금융 시장에서는 회의론이 강하다"며 "회의론이 득세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번 합의가 뭔가 이상하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양보한 것은 200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재의 10%로 유지하고, 25%로 인상하는 계획을 90일간 유예한 것 밖에 없는데, 중국은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 예방, 대미 해킹 공격 중지 등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협의하기로 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주고받는 것에 차이가 커 중국이 이번 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가능성이 낮다고 금융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원하는 아주 중요한 것을 이미 제공했고, 또 앞으로도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중국은 저유가 저금리(미국 금리) 저달러라는 3저 시기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같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원유 수입, 산업화를 위한 외화 수요, 공산품 수출을 위해서는 유가와 미국 금리, 달러가 가장 큰 변수라는 설명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유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고, 미 중앙은행 의장의 발언을 2개월 만에 바꾸게 해 미국 금리를 낮췄다"며 "아직 달러 약세는 만들지 않았지만 금리인상이 상당기간 보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만약 그렇다면 중국에 큰 이익을 안겨주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중 휴전 협정이 공고하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도 안정되고 세계 주식 시장도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위안화 환율이 하락하면 미중 협정이 유지될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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