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비 신부가 결혼을 앞두고 경제권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새 신부 A 씨는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예비 신랑이 경제권을 자신이 갖겠다고 한다"면서 "어떻게 설득하면 좋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A 씨는 "결혼하면 경제권은 당연히 아내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예비 남편은 '경제 관념이 더 있는 사람이 경제권을 쥐는 게 맞다'며 5년 넘게 쓴 가계부를 보여 주면서 경제권을 넘기지 않으려 한다"고 적었다.
A 씨의 설명에 따르면 예비 신랑은 회사 재경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가계부도 엑셀 파일로 작성, 차트에 통계까지 나오도록 정리해 놓았다.
A 씨는 "재테크나 돈 관리 쪽으로는 저보다 우월한게 맞지만, 가계부는 저도 쓰려고 하면 쓸 수 있다"며 "회사도 아니고 자그만 가정 돈 관리하는 게 뭐가 어렵다고 경제권을 안 넘기려 하는 건지 잘 이해가 안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A 씨는 "남자들이 다른 통장 만들어서 보너스 같은 거 몰래 빼돌리고, 그런 일 많지 않냐"고 걱정하면서, "어떻게 설득하면 좋겠냐"고 조언을 부탁했다.
하지만 A 씨의 글에 "경제권은 돈 관리 잘하는 사람이 하는 거지, 여자가 갖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경제권은 남편이 갖고 있는게 편하다"는 아내들의 조언도 줄이어 나왔다.
뿐만 아니라 "5년 동안 엑셀로 생활비를 정리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것"이라며 "남편이 경제권을 갖는 것이 맞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내가 경제권을 담당하니, 새 신부가 불안함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동조하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여상가족부가 공개한 '2016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의 56.9%가 '아내가 수입을 모두 관리하고 남편에게 용돈이나 생활비를 준다'고 답했다. 반대는 24.9%였다.
아내가 돈관리를 전담하는 경우는 여성 홑벌이 부부가 82.7%로 가장 흔했고, 남성 홑벌이 부부 57.9%, 맞벌이 부부 53.2%로 나왔다.
또한 2014년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부부사이 경제권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47.3%가 "아내가 돈관리를 한다"고 답했고, "남편이 관리한다"는 응답은 13.0%에 불과했다. 이유 역시 "돈 관리는 당연히 여자가 해야한다"는 게 58%로 가장 높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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