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나무를 때서 비행기를 날릴 수 있을까

입력 2018-12-12 10:36   수정 2018-12-12 10:39


나무를 때서 열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은 ‘전근대적 행위’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런데 톱밥 등을 활용한 연료로 비행기를 운항하려는 시도가 추진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첨단 이미지의 항공기와 구식 느낌이 나는 목재연료는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인데요. 과연 정말로 나무를 때서 비행기를 날린다는 것일까요.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주부전력은 나뭇조각과 톱밥 등을 원료로 한 항공기용 ‘바이오 항공유’제조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내년 여름까지 나고야에 있는 주부전력 소속 화력발전소에 ‘바이오 항공유’생산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스, 도요엔지니어링 등 관련 업체들과도 손을 잡았습니다. 향후 미래 연료로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하루 20ℓ규모의 생산체제를 우선 갖추기로 했습니다. 작은 규모로 시작하지만 개발 진행현황에 따라 규모를 키울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 주부전력은 일본 신에너지산업종합개발기구(NEDO)의 실증 사업에 참여해 톱밥을 가스화하고 액화하는 설비를 갖추기로 했습니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과도 협력해 바이오 제트연료를 일관 생산하는 기술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NEDO는 항공 분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30년경까지 바이오 제트연료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나무 등에서 항공유를 생산하면 화석연료에 비해 소각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분의1 정도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톱밥과 조류를 원료로 하는 두 가지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실제 항공기 연료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품질을 갖춰 석유연료와 혼합해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빠르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전후해 실험용으로 만들어진 연료를 사용해 항공기를 띄울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일본 내에선 주부전력 등외에도 바이오 항공기유 제조를 고려하는 업체가 적지 않습니다. IHI도 쇼와쉘석유와 손잡고 조류를 활용한 항공기유 공급체제 구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본 기업들의 목재원료를 활용한 바이오유 생산 계획이 소기의 성과를 거둬 경제성을 갖춘 사업으로 거듭날지, 아니면 훗날 재미나는 이색시도의 하나 정도로 평가받을지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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