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10시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29포인트(0.89%) 상승한 2071.26에 거래되고 있다.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지수는 1.25% 급등하고 있다.
코스피가 반등에 나서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상승장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매크로 환경과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기 둔화와 유럽 정치 불안, 중국 환율 변화 등과 같은 부담 요소가 존재해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예정된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완화 기조가 나오지 않으면 경기 둔화 우려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주식투자자들 심리에도 부정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영국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표결 연기 결정으로 파운드화는 약세 압력에 노출됐고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다시 불거졌다"며 "프랑스도 노란조끼 시위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유럽의 내년 경제전망도 미국처럼 하향 조정을 이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미국 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11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설전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서명을 거부해 연방정부 업무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는 "의회가 장벽 건설에 50억 달러를 배정한다면 굉장한 일이 될 것으로, 이스라엘에 물어보면 알 수 있다"며 "나는 국경보안 때문에 연방정부를 셧다운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환율 변화는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분쟁 휴전을 통해 시간을 벌었지만,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중국의 대응이 미국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무역분쟁 우려가 확산하면서 위안화 가치는 다시 약해질 수 있고, 최근 역내외 위안화 스프레드도 확대되고 있어 경계심리도 강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이슈도 해소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판단이다. 전날 중국 상무부는 무역협상을 이끄는 류허 부총리가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미국 CNBC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 수입 관세를 현행 40%에서 15%로 대폭 줄이는 방안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이슈는 장기적 상승 모멘텀으로 보긴 힘들다"며 "말 그대로 휴전 상황인 것이지 종전이 아니기 때문으로, 언제 호재나 악재가 나오든 이상할 게 없는 만큼 확실한 모멘텀을 확보하기 전까진 단기적인 대응이 적합하다"고 했다.
당분간 경기방어주로 대응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들 종목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산돼 투자심리가 위축된 국면에서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유틸리티 필수소비재(음식료) 통신 건강관리로 분류되는 경기방어주가 관심 대상으로, 지난 일주일간 수익률을 보더라도 코스피보다 성과가 좋았다"며 "유틸리티와 통신은 배당투자 매력이, 필수소비재는 제품 단가 인상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관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감리는 부담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불확실성 해소와 저금리 환경을 호재로 반영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 경기민감주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경기방어주에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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