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7000억원 늘어 증가 규모가 전월(7조8000억원)보다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이 2년 만에 최대 규모로 늘었지만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 규모가 1조원대로 축소된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8년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6조7000억원으로 10월보다 1조1000억원 줄었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82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0월 2016년 11월(8조8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로 늘었던 가계대출은 11월 들어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10월에는 4조원대(4조2000억원)로 뛰어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기타대출이 11월에는 1조원대로 돌아온 영향이 컸다.
일반신용대출·신용한도대출·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추석연휴 소비자금 결제 등의 계절적 요인이 소멸되고, 10월 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에 따른 선수요 효과가 사라지면서 증가 규모가 1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3000억원 축소됐다.
11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4조8000억원으로 2016년 11월(6조1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0월(3조5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1조3000억원 늘었다.
가을 이사철 여파가 이어지면서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이어졌고, 기승인 중도금대출도 늘어난 결과란 분석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만2000건으로 7월(1만건)부터 1만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매매가 얼어붙으면서 매매거래량은 4000건으로 전월(1만건)에서 뚝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9·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2~3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다"며 "향후 정부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권에서는 가계소득 대비 빠르게 가계빚이 늘어나는 상황이 지속될 지 여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경제 규모 성장에 따른 대출자산의 절대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증가 속도가 둔화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명목 소득은 1년 전보다 4.6% 증가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소득보다는 다소 빠르다"면서도 "최근 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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