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효주 기자 ] 충북 제천시 장락동에서 5년간 프랜차이즈 피자 가게를 운영해온 최모 사장(48)은 올 들어선 직접 피자를 배달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해 총 3명을 고용했지만, 올해부터는 최씨 부부만 매장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쁜 주말에만 주방 보조로 직원 한 명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매출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비용은 늘어나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최 사장은 “작년과 비교하면 요즘 매출은 절반이 될까 말까 한다”며 “내수 경기가 안 좋아지면 제천과 같은 지방의 작은 도시에선 바로 지갑을 닫는다”고 말했다.
매출은 줄고 있는데, 비용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최 사장은 강조했다. 인건비는 부부가 더 일하면서 그나마 대응하면 되는데, 얼마 전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주문할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들이 등장하면서 고민도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광고비와 수수료로 주문앱이 받아가는 돈이 피자 한 판 2만4900원 중에서 많을 땐 6000원에 달한다”며 “부부가 둘이 장사하기 때문에 바쁠 땐 배달 대행도 쓰는데, 건당 4000원을 내니 주문과 배달에서만 1만원을 수수료로 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피자 한 판 가격의 40%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최 사장은 “매달 주문앱에 60만~100만원 정도 지급하는데, 여기에 카드 결제 수수료는 별도”라고 했다.
가맹본사의 일부 정책도 가맹점주들에겐 고통으로 다가온다고 최 사장은 주장했다. 그는 “가맹본사가 할인 등 프로모션을 수시로 하는데, 이 비용도 가맹점주에게 부담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 사장은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부부끼리만 계속 가게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일해도 생활비가 부족해 자가용 승용차까지 처분했다”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딱히 달리 할 게 없다”고 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