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환자-제약회사 3자의 중개자 'MSL'을 아시나요?

입력 2018-12-13 16:00   수정 2018-12-13 18:37




(공태윤 산업부 기자) 질병이 다양해지면서 치료 의약품도 전문화되고 있다. 화학합성의약품을 넘어, 생물학적 제제, 세포치료제 그리고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제까지 바이오 의약품이 진화하고 있다. 점차 난해해지고 있는 의약품을 임상현장의 의사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의사들의 임상결과를 정확히 신약개발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중개자가 글로벌 제약사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는 이유다. 이른바 ‘MSL(Medical Science Liaison)’로 불리는 제약의사들이 그들이다. 의·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의사, 환자, 제약사 3자을 이어주는 사람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상위 100위권 제약사에는 5000여명의 MSL이 근무중이나 국내는 아직 150명 수준으로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8년째 MSL로 활동중인 박경아 한국노바티스 임상의학부장(매니저)을 만났다.


박 매니저는 생물학 박사 출신이다. 학위 취득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진로를 택하는 연구 전담교수를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시간 인내심이 필요한 연구원은 빠른 결론을 원하는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았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연구논문들을 탐구하며 공부하는 일을 하고는 싶었다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서 연구를 하기보단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박 매니저는 이런 자신의 성향에 어울리는 직업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딱 만난것이 'MSL'이었다고 말했다.

그럼 MSL이 되기 위해선 어떤 전공이 바탕이 돼야 할까? 그는 '생물·생명공학,의학,약학' 전공자가 이 일을 하는데 최고의 적임자라로 꼽았다. 박 매니저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전문적인 의·과학지식에 전문의·임상연구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약사들은 MSL채용시 생물학 박사학위자, 의사, 약사 등을 우대하고 있다.

한국노바티스는 최근 서울 주요대학을 순회하며 'MSL'직무를 알리고 있다. 박 매니저는 “아직까지는 생소한 직무인 MSL을 알리면서 관련 전공자들이 폭넓게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이유때문에 온라인에도 질문이 올라오면 친절하게 댓글을 달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SL에 관심이 있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질문을 하거나 제약사에서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볼 것도 당부했다.

한국노바티스에는 현재 13명의 MSL이 근무중이다. 그는 신입 MSL을 뽑을때는 ‘훈련이 잘 되어 있는 사람’인지를 주의깊게 평가한다고 했다. 매일 아침 논문을 검색하면서 새로운 의·과학지식들을 섭렵하고, 최신 의학 뉴스와 경쟁사 의약품들을 체크하면서 끊임없이 공부를 하는 습관이 있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박 매니저는 “전문의와 대화하면서 그들을 설득하려면 지속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며 “입사후에도 업무의 상당부분을 최신 의과학 트렌드를 공부할 수 있도록 회사가 배려해 주고 있다”고 했다.

병원 전문의를 찾아가 최신 의약품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선 제약사의 영업사원(MR)과 비슷하다. 하지만, MSL은 제약사의 의학부 소속으로 가장 알맞은 환자들이 정확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의사를 설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론 영업실적에 대한 부담은 없다.

박 매니저는 “입사후에도 영업걱정 없이 대학원생처럼 공부 할 수 있으면서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회사 비즈니스 전략에 반영할 수 있는 직무”라면서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지닌 이들의 지원을 기다린다”고 했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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