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금성 떨어져"…2년 만에 경매에 등장한 타워팰리스

경매 시장에 보이지 않던 서울 고급 주상복합 출현
서울 주상복합 11월들어 급증



2000년 초중반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라고 불리었던 타워팰리스가 경매에 등장했다. 타워팰리스는 대표적인 강남 주상복합 아파트로 강남에서 도곡동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되는 단지다.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환금성이 아파트보다 떨어지는 주상복합이다보니 경매 시장까지 밀린 것으로 보인다.

1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소재한 타워팰리스는 2016년 9월에 낙찰된 이후 2년여 만에 경매 시장에 나왔다. 건물 면적 163.6㎡의 타워팰리스의 감정가는 23억5000만원이었다. 하지만 1회 유찰돼 오는 20일에 18억8000만원으로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도곡동 대림아크로빌을 비롯해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도곡동 타워팰리스,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등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줄줄이 경매행이다. 성동구 성수동1가 소재한 갤러리아포레는 2014년에 경매로 나온지 4년 여만에 경매 시장에 나왔다. 건물 면적 218.6㎡의 갤러리아포레는 감정가 44억3000만원에서 1회 유찰됐다. 최저가 35억4400만원으로 오는 17일 경매가 진행된다. 갤러리아포레는 한화건설이 갤러리아백화점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성수동 일대를 부촌으로 승격시킨 주상복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드레곤, 김수현 등 연예인들이 매입하고 실거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롯데캐슬골드는 2016년 2월에 나오고 근 3년 만에 처음으로 경매 시장에 나왔다. 건물 면적 245㎡의 롯데캐슬골드는 감정가 40억100만원에서 1회 유찰돼 최저가 32억800만원으로 내년 1월 중순으로 매각기일이 잡혔다. 롯데캐슬골드는 잠실 롯데월드 맞은편에 위치하고 환승역인 잠실역이 지하로 연결돼 청약 당시 3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서울 주상복합 경매 진행물건 수는 9월 이후 두 달 동안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9월 8건이 11월 들어 2배 이상인 19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에 20건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다. 낙찰건수도 함께 증가했다. 지난 9월 6건에서 11월 12건으로 두 달 만에 두 배가 됐다. 이는 2018년 1월 13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많은 낙찰 건수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급 주상복합을 구매할 수 있는 수요층은 한정적인데, 자산가들조차 대출 규제로 자금 융통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 매매시장에서 물건이 소화되지 않고 경매 시장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