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금융기술), ‘빅데이터’, ‘블록체인’. 요즘 들어 부쩍 자주 듣게 되는 정보기술(IT) 용어들이다. 필자는 이에 대한 보편적 지식이 부족해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이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IT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이를 즉시 습득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신기술들은 알고 보면 어느 한순간에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라기보다 기존에 있던 여러 기술을 융합해 발전시킨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금융업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 빅데이터도 기존 데이터 분석방식의 변화를 통해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신기술 중 하나다. 금융회사들은 음성데이터나 회사 외부의 공공데이터, 방대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관계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최적 상품 제안, 장기 거래를 유도할 수 있는 일련의 활동을 표준화하는 고객관계관리(CRM)는 많은 금융회사가 만들고 싶어 하는 이상향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보험사들은 추가적인 보험 가입 여력이 높은 고객을 추출하는데 회사 내부에 있는 계약정보만을 이용했다. 하지만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계약정보 외에도 콜센터 상담 음성파일에서 획득한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특정 연령대 SNS 유저들의 관심사항을 유추할 수 있는 다양하고 정교한 데이터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도 본인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채널에 가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높은 만족도를 느끼게 될 것이다.
가구당 생명보험 가입률이 95%를 넘어선 시점에서 신규 고객 확보에 투입되는 노력과 비용이 기존 고객의 유지관리에 사용되는 비용 대비 5배 높다는 연구 결과에서 보듯이 보유 고객 관리 및 거래 유지는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에서는 빅데이터 등 IT 신기술을 활용해 CRM뿐 아니라 고객경험 관리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IT와 그 적용 분야는 더욱 늘어날 것이며, 기업은 다양한 서비스 개발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과 편리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금융 IT를 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접근해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상국 NH농협생명 마케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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