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제정책] '2기 경제팀' 일문일답

입력 2018-12-17 11:41   수정 2018-12-17 11:43

"2기 경제팀, 경제활력 위한 투자에 방점"
"현대차 삼성동 GBC 착공 관련 이달 의사결정"
"공유경제 풀기 위해 노조 만나겠다"
"내년 성장률 전망(2.6~2.7%)에 의지 담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기 경제팀'은 투자 지원에 방점을 둔다"며 "정책 발표보다는 집행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17일 발표된 '2019년 경제정책 방향'에 담긴 2기 경제팀의 차별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것이다.

다음은 홍 부총리 및 2기 경제팀과 일문일답.

◇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2.6∼2.7%로 제시한 배경은.

▲(부총리)단순한 전망치가 아닌 의지가 반영된 숫자로 봐달라. 작년에 제시한 올해 성장률 3.0% 전망은 지나치게 의욕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예상과 달랐던) 가장 큰 요인은 투자 부진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정책 측면도 있었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 변화의 중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구구조가 심각하게 변하고 있다. 내년 전망은 올해와 같거나 조금 개선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현한 것이다.

◇ 성장률 전망을 범위로 제시했다.

▲(부총리) 과거 단수 전망이 대부분이었지만 범위 제시도 서너번 있다. (작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3.0%로 전망했다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2.9%로 내려왔다. 저희는 (올해) 2.6%대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지만, 숫자 하나보다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내년을 전망해보면 올해보다는 내년이 낮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정부 정책 의지를 실어서 올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했다. (경제정책국장) 내년 역시 범위로 제시한 것은 올해 전망과 연계했기 때문이다. 올해 4분기가 중요하다. 매년 4분기 숫자는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올해 연간 전망이 2.6%에서 2.7%로 왔다 갔다 한다.

◇ 잠재성장률을 밑돈 전망인가. 경기 침체나 둔화를 공식화한 것인지.

▲(고형권 1차관) 내년 경제여건이 올해보다 좀 더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 예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재정지출이 확대되는 것만 해도 40조원 정도다.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경제 활력 제고에 방점이 찍혀 있다. 민간, 공공, 공기업, 재정 등 모든 부문에서 투자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을 대략 2.8%로 보는데, 그보다 성장률 전망이 약간 낮다고 해서 침체라는 것은 아니다. 둔화라는 표현은 성장 수준이 그 전 시점보다 더 낮아졌을 때 쓴다.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발표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 2.7%보다 범위가 낮다. 미세하게나마 어둡게 보고 있는 것인가.

▲(1차관) 한은과 비교해서 더 어둡다는 것은 아니다. 경제 지표를 전망할 때 절대 수준보다는 흐름을 중시한다.

◇ 내년 취업자 증가 폭으로 15만명을 제시한 배경은.

▲(부총리) 작년 32만명이 증가했다. 그러나 하강 추세인 성장잠재력, 인구구조를 본다면 과거처럼 30만명대로 전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여기에 올해 취업자 증감 추이, 경제 상황, 내년 어려운 경제여건 전망 등을 고려해 15만명으로 목표치를 정했다. 현주소를 짚어보고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1차관) 경제전망에서 고용전망이 가장 어렵다. 노동시장이 복잡해지고 인구변동 특성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전망 10만명보다도 5만명을 높여 잡은 것은 정책 효과를 반영한 것이다. 경제 활력 제고 노력, 확장 재정정책, 기저효과도 함께 고려했다.

◇ 탄력근로제 계도기간 추가 연장은 언제까지인가.

▲(김경선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 아직 추가 연장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수준이다. 300인 이상 52시간제 적용 사업체 3천560개 기준으로 모니터링하는 중이다. 그 결과를 집계해 현재 어느 정도 준수하는지를 파악해서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1차관) 2020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한다. 다만 합리적 결정이 이뤄지도록 결정구조를 개편하고, 그 구조에 따라서 위원회에서 독립성을 가지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현대차가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에 추진하는 신사옥(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6조원+α'는 12월 중에 추진한다고 발표하지 않았나.

▲(부총리) 현대차는 3년 정도 끌어온 사안으로, 이달 중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내년부터 후속작업 진행하겠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GBC는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그동안 실무위원회를 3차례 개최해 인구 유발효과 저감 방안 등 많은 논의를 했다. 최근 이 절차가 마무리돼 다음 주(브리핑 시점 기준) 수도권 실무위원회를 개최해 통과되면 내년 1월까지 본회의 심의를 마무리할 것이다.

◇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기준 완화 조처들이 많다. 투자를 적극적으로 한다면 고용이 늘어날지 몰라도 재정 건전성이나 예산 집행 효율성을 높이는 예타의 순기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부총리) 공공투자프로젝트 예타 면제 검토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꼭 필요하다고 제출한 사업과 그밖에도 지금까지 논의된 사업까지 포함해 내년 1월까지 검토할 것이다. 공공투자 프로젝트 예타 면제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라서 수도권도 예타 면제가 맞는지도 검토 포인트 중 하나다. (1차관) 현행 예타 제도는 지역 균형 가중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여러 번 수정을 거쳐왔다. 현행 예타 제도만으로는 낙후지역 등지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그동안 예타 제도는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타당성 없는 사업을 걸러내는 데 기여를 했다. 유의하며 제도를 운영하겠다.

◇ 유류세 인하 기간 연장을 검토했나. '구글세' 등과 관련한 제도 정비, 정부 개정안이 예정돼 있나.

▲(1차관) 유류세 인하는 내년 5월까지인 만큼 아직 시간이 있어 검토하지 않았다. 구글세는 국제적 논의가 진행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심으로 논의가 완료돼야 한다.

◇ 카풀과 같은 경제주체 갈등 해결 방안은.

▲(부총리) 16개 중점과제 중 '빅딜'에 들어가 있다. 공유경제는 그중 하나다. 사회적 대화, 타협, 양보, 조율로 문제를 풀어야 할 게 많아 빅딜에 집어넣었다. 공유경제를 풀기 위해 저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노조와 직접 만나 대화해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막연하게 설득으로는 되지 않기에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

◇ 기업활력법(기활법)은 지난 정부에서 야심 차게 추진한 정책이다. 당시 야당이던 현 여당이 반대가 많았는데. 정권이 바뀌니 보도자료도 내지 않고 부각되지 않았다. 이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정부만의 방향인가.

▲(1차관) 기활법은 상당히 성과가 많다. 이번 정부에서 전 정부 법이라고 결코 홍보를 일부러 덜 하거나 그런 건 아니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 보도자료가 많이 줄었다는 점 안다. 다만 2016년에 시행된 후 그동안 성과에 대한 평가 작업이 진행 중이다. 2년 정도 법을 운영하다 보니까 제도적 보완 부분이 발생했다. 기존 공급과잉업종 사업재편 신청 대상을 신산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관계부처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인센티브가 실효성 있게 지원돼야 한다는 기업 의견을 반영해 여당과도 협의하고 있다.

◇ 스마트폰을 통한 환자의 비대면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영리법인 원격의료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인가.

▲(부총리) 원격의료 단계는 아니다. 주택에서 혈당을 검사해 보내면 의사가 상담하는 것이다. 비의료적 관점의 상담이다. 원격의료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의료계 등 이해당사자와 대화·합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밀어붙여서 될 일은 아니다.

◇ 2기 경제팀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부총리) 김동연 전 부총리의 정책과의 차별성이 무엇이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첫째, 민간·공공투자 포함해 경제활력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금융·규제 혁파를 통한 투자 지원에 방점을 둔 것이 변화라고 생각한다.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해 민간에서 제기한 내용,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과 달랐던 점에 대한 정책 보완을 많이 하려는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총론보다는 각론으로, 정책 발표보다는 집행에 역점을 두겠다. 실질적으로 지표 변화나 성과 체감이 있도록 장관들이 힘을 모으자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특별한 추가 정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희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시간상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다 담지 못했지만 앞으로 정책보강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민하겠다.

◇ 내년 예산 규모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부총리) 내년 예산은 올해(428조8000억원)보다 9.5%(40조7000억원) 증가했다. 재정이 감당하며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최대치다. 더 낮추거나 높이는 데 여러 제약 요건이 있다.

◇ 내년도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은.

▲(부총리) 상반기 경제 흐름과 고용상황을 봐야겠지만 경제가 생각보다도 좋지 않다면 재정보강계획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추경 재원은 남아 있지 않다. 초과 세수를 예상해 올해 13조8천억원 규모 국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이게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 4조원 규모 국채를 조기 상환했다. 재원들이 대개 필요한 데 사용되기 때문에 재원 여력은 많이 없다. 추경 말고도 여러 재정보강 방법이 있다. 그때 가서 검토할 사안이다.

◇ 민관합동회의를 되살릴 의향이 있는지.

▲(부총리) 정책에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경제팀이 민간에 보내는 신호가 엄청 중요하다. 민간과의 소통을 남다르게 하겠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한다. 민관 합동으로 할지는 확정이 안 됐지만, 발표한 정책을 점검할 때 민관 합동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구상 중이다. 확정된 것은 아니다.

◇ 청와대 정책실과의 조율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부총리) 경제정책은 경제부총리와 기재부가 전면에 나서겠다. 욕도 저희가 먹고 책임도 지겠다. 다만 경제부총리나 기재부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청와대와 조율이 중요하다. 첫째, 정책실장과는 매주 금요일에 오찬을 한다. 주 1회 비공식 소통 경로를 만들어 놨다. 둘째, 과거 서별관회의처럼 경제부처장관 4∼5명, 정책실장과 수석 3∼4명이 조율하는 비공식 회의를 할 것이다. 예전 이미지 때문에 서별관에서 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고민이다. 빠르면 다음 주에 첫 회의를 하려고 한다. 하나만 더 말하면, 경제팀 내에 경제장관회의, 활력회의가 있지만 공식 석상이라 제약이 있다. 장관들의 비공식 회의를 하려고 한다. 과거 녹실회의와 같은 게 필요한 때다. 3∼5명이 모여 진솔하게 민감한 현안을 조율하는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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