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 수사관, 허위주장 용납 못해" vs 한국당 "진실공방 점입가경"

입력 2018-12-17 16:40  



청와대는 17일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이 비위 연루 의혹으로 원대복귀 조치된 데 반발해 폭로를 지속하는 상황과 관련, "자신이 생산한 첩보문서를 외부에 유출하고 허위주장까지 하는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법무부에 추가 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수사관이 작성한 검증되지 않은 첩보는 특감반 데스크, 특감반장, 반부패비서관 등 3단계 검증을 거쳐 업무 범위에 해당하지 않거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폐기된다"며 "그 점을 알면서도 김 수사관이 허위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부 매체는 이날 전직 총리 아들의 개인 사업 현황이나 은행장 동향, 재활용 쓰레기 대란 사태와 관련한 환경부 내부 동향 및 여론 청취, 외교부 간부 사생활 감찰 등 김 수사관이 특감반원 시절 작성했다는 첩보 보고서 목록을 공개하면서 청와대 특감반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 민관에 대한 감찰 등을 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변인은 "재활용 쓰레기 대란 사태나 작업환경 보고서는 당시 정부 부처 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직무감찰 일환으로 명확히 직무 범위에 해당한다"며 "외교부 직원 감찰도 사생활 문제가 불거졌으나 공무원법 78조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해 감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행위는 기존에 통보된 3가지 징계 사유와 별도로 청와대 보안규정을 정면으로 위배해 오늘 법무부에 추가로 징계요청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 수사관은 비위 혐의로 현재 감찰이 진행 중이고, 수사로 전환된 전직 특감반원이 자신의 비위 혐의를 벗으려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을 언론이 여과 없이 보도하는 상황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수사관은 이미 지난 8월 부적절한 행위로 경고를 받았고, 이번에 새 비위 혐의가 드러나 복귀한 게 명백하다"며 "경찰청 특수수사과 공무와 관련해 본인 변명에 의하더라도 상부 보고 없이 자신이 생산한 첩보 결과를 직접 확인한 것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부적절한 행위"라고 언급했다.

또 "수사 대상자와 다수의 통화내용이 있는 등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 이번 사안만으로도 당연히 복귀돼야 할 상황"이라며 "김 수사관은 내년 1월 정기인사 때 원 소속청으로 복귀할 예정이어서 비위 혐의가 발견 안 됐다면 서둘러 돌려보낼 이유가 없었다. 작년 9월 보고서 때문에 정치적 이유로 1년 2개월이 지나 복귀 조치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같은 청와대 측의 해명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청와대는 정권 실세 비리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즉각 해명하고 조국 수석을 해임하라"는 논평을 내놨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특감반 경질 배경과 관련된 청와대와 당사자 간의 진실공방이 점입가경"이라면서 "문제는 청와대의 주장이 일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번 사건을 통해 알려진 국정 난맥상과 각종 의혹의 범위와 크기가 너무나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뿐 아니라 한 명의 감찰관이 수집한 정권 고위 인사들의 비리 첩보만도 수십 개라는 사실, 이런 비리 첩보가 반부패비서관과 민정수석까지 보고됐으나 묵살됐다는 의혹, 나아가 청와대가 전직 총리의 아들이나 은행장 같은 민간인까지 광범위하게 사찰했다는 사실까지 하나하나가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권이 몰락하는 지름길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의 허물은 덮고, 척진 사람의 허물은 더 크게 들춰내는 사정당국자의 자기 검열과 충성경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권 실세를 위한 일이라면 불법에도 눈 감고 탈법에도 관대한 청와대 분위기는 곧바로 법치주의의 파괴와 국정 실패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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