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위한 것"이라더니…조재범 전 코치, 특정 선수보다 잘 하면 때렸다?

입력 2018-12-18 09:55   수정 2018-12-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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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한국체대)가 조재범 전 코치의 폭력의 목적이 동료 선수 A씨를 밀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석희는 지난 17일 열린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설명에 따르면 심석희는 2018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진천선수촌에서 조재범 코치에게 폭행을 당했다.

심석희는 조재범 코치가 특정 선수 A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폭행했다고 말했다. "특정 선수보다 기량이 올라가면 때렸다"고도 했다. 뿐만아니라 조 전 코치가 경기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스케이트날을 교체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폭행을 당했다"며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겨 올림픽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심석희는 조 전 코치에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아이스하키채로 맞아 손가락 골절을 당했고, 중학교 진학 이후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고 말했다. 그는 증언 내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조 전 코치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최후 변론에서 "맹세코 악의나 개인적 감정은 없었으며 심석희가 원한다면 눈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 코치 측 변호인은 "조 전 코치는 심석희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했던 것"이라며 "조 전 코치가 스케이트 날을 바꿔치기했다거나 올림픽 경기장에 나타났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지난 1월 16일 훈련 중 심석희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심석희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던 도중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하면서 알려졌다.

수원지법은 지난 9월 19일 심석희를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상습상해 등)로 불구속기소 된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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