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 토론
최현만 수석부회장
G2 무역전쟁 완화 '최대 관심'
2분기 이후 경기반등 가능…주주환원 강화 추세도 주목
박정림 부행장
해외 부동산·아시아 회사채 등 다양한 상품에 적립식 투자
주식반등 대비, 현금 확보 필요
[ 이동훈/나수지 기자 ]
“정보기술(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투자 기회가 있을 겁니다.”(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2019년은 위험관리에 재테크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다양한 상품을 적립식으로 투자해 포트폴리오와 투자 시점을 모두 다변화해야 합니다.”(박정림 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박정림 부행장은 18일 ‘2019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의 사회로 내년도 국내외 자본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그룹 창립멤버 중 한 명으로, 적립식 펀드 열풍을 주도한 주인공이다. 박 부행장은 국민은행 내 유일한 여성 임원이다. KB금융지주 WM총괄부사장도 함께 맡아 그룹 내 자산관리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현장 토론과 토론 후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미·중 무역 갈등 해소가 최대 관심
두 사람은 2019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미·중 무역전쟁 해소 여부를 꼽았다. 두 명 모두 갈등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부회장은 “지금은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되는 국면이지만 내년 2분기부터 완만한 반등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최 부회장은 중국을 내년 투자 유망지역으로도 꼽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합의가 이뤄지면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부행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내년 1분기 주요국 경제지표는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로 인한 경기불황이 오히려 미국과 중국 양국이 분쟁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는 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된다는 것을 전제로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박 부행장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분산 투자에 최대한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해외 부동산, 아시아 지역 회사채, 한국 국공채 등이 유망하다고 보고 투자자에게 월지급식 펀드 형태로 소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엇갈리는 국내 증시 전망
국내 증시 전망은 엇갈렸다. 박 부행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요인으로 국내 상장회사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5%가량 감소할 것”이라며 “한국 증시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국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기 때문에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반등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과 미국이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어 저평가된 산업재 업종에 관심을 더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전망과 관련해 이날 행사 참석자 중 긍정적 시각을 밝힌 사람은 최 부회장이 유일했다. 그는 “2019년 유가증권시장의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63조원으로 올해보다 2.4%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확실성 요인이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졌고, 상장사의 주주환원책이 강화되는 점 등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유망 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과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를 꼽았다. 최 부회장은 “2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반도체 가격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글로벌 OTT(인터넷을 통한 TV서비스) 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콘텐츠 가치가 높아지고, K팝 인기도 치솟고 있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자본시장 혁신 기대
최 부회장은 “문재인 정부는 금융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산업 기반을 갖추는 것을 지원하는 모델을 구축하길 요구하고 있다”며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본시장 혁신과제 4대 전략과 12개의 과제가 자본시장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행장은 “정부 출범 후 2년 동안 이어진 포용적 성장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경기둔화를 감안해 시장친화적 정책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동훈/나수지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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