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의 '곳간' 사정이 나날이 나빠지고 있다. 베트남 터키를 비롯한 해외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전개했지만 투자 성과가 예상치를 밑돈 결과다. 베트남 자회사 기업공개(IPO)도 실패하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영화관을 팔아 2100억원가량을 수혈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 CGV는 오는 21일 CGV강릉·CGV마산·CGV춘천을 비롯한 전국 11개 영화관 건물과 부동산을 2100억원을 받고 KB부동산신탁(수탁사)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처분 목적에 대해 "유형자산을 매각한 현금으로 차입금을 갚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CGV는 매각 이후 이들 부동산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영화관을 운영할 전망이다.
CJ CGV는 갈수록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다. 이 회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9월 말 기준 차입금은 6826억원으로 2014년 말(3508억원) 이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9월 말 부채비율은 223.6%로 2014년 말(143.2%)과 비교해 80.4%포인트 올랐다. 차입금이 불어나면서 실적을 깎아 먹고 있다.
이 회사는 올들어 9월 말까지 순손실 31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25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이자비용(170억원)과 파생상품평가손실(287억원)을 비롯한 영업외손실 탓에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매년 수백억원의 설비투자를 하는 만큼 부족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영화관을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CJ CGV 실적이 나빠진 것은 터키 등 해외로 투자를 대폭 늘린 탓이다. CJ CGV는 2016년 CJ CGV가 터키 영화관 업체인 마르스를 약 8000억원가량에 사들였다.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는 동시에 대규모 차입금(약 3000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터키 마르스의 경우 올 들어 9월 말까지 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 법인 등도 적잖은 적자를 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트남 자회사의 IPO 작업도 무산됐다. CJ CGV 베트남홀딩스는 지난달 6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취소한 것이다. CJ CGV는 상장 과정에서 보유한 베트남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IPO 계획 무산되자 영화관 매각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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