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팀 장병 50여명 '참모총장상'
창업동아리 내년 전 부대로 확산
김용우 총장 "군은 사회의 연결자"
[ 이미아 기자 ]
“홍보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장 마지막에 말하면 어떡합니까. 첫눈에 사로잡아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인내심이 없어요.” “네! 명심하겠습니다!”
육군본부가 창업지원 비영리 사단법인인 스파크와 함께 18일 서울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스파크 프리(pre) 인큐베이션 워크숍’을 열었다. 현장은 군복을 입은 예비 창업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창업 멘토의 매서운 조언에도 장병들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들었다.
이번 행사는 육군이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청년 드림(Dream), 육군 드림’을 목표로 내세운 이후 처음 열린 창업 관련 이벤트다. 육군은 병영문화 개선책 중 하나로 부대 내 창업 동아리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7개 부대가 창업 동아리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날 서울창업허브에 모인 장병들은 우수 창업 동아리로 선발된 7개 팀, 50여 명이다. 이들은 육군참모총장상을 수상했다.
참가팀의 분야는 다양했다. 내무반에서 겪은 일상생활을 창업 아이디어로 연결한 사례가 많았다. 28사단 소속 ‘밀케어’팀은 군인들의 운동, 식단 관리 등을 알아서 해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을 선보였다. 31사단 ‘충장비호팀’은 페인트 지뢰 같은 서바이벌 전투 제품을 제안했다.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의 ‘ACE’팀은 여성 화장실의 불편 해소를 위한 ‘뷰티 인사이드’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남성으로만 이뤄진 이들 팀은 병영생활을 경험하면서 여성들의 고충을 더 많이 알게 됐고, 이를 창업 아이디어로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17사단 소속 ‘SST’팀은 잼이 자동 분사되는 간편 토스트 머신을, 제1포병여단의 ‘영업1팀’에선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선택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는 앱을 각각 선보였다. 행사를 기획한 육군본부 관계자는 “군 내무반이 창업의 둥지가 되고 선후임과 동료들이 창업 동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은 ‘초일류 육군’의 3대 역할로 ‘ABC’를 제시한 바 있다. 억제자(assurer), 구축자(builder), 연결자(connector)다. 창업 동아리 활성화 등은 연결자로서 육군의 역할에 해당한다. 일과 중에는 교육 훈련과 전투 준비에 매진해 전투력 수준을 향상시키고, 일과 외에나 휴일에는 취업·창업 준비 등을 통해 전역 후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곳으로 병영문화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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