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력 부족해도 충원 없다'…게임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입력 2018-12-20 09:04   수정 2018-12-20 09:25

상장 게임사 절반 영업적자
하락세 접어들자 일부 구조조정 검토
영업적자 장기화에 '존폐 위기' 직면
"경영구조 효율화 등 대책 마련해야"




국내 상장 게임업체 절반이 적자에 빠진 가운데 게임업계에 감원바람이 시작됐다. 신작이 흥행에 실패하고 해외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업체들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게임산업은 연간 5조원대의 수출을 올리며 효자 콘텐츠 산업으로 불렸지만 올 하반기 들어 실적이 악화되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해외게임의 공세에 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소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형 게임 3사(3N)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3N의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새 20%, 30% 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10년 전 내놓은 게임들이 여전히 매년 수 백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어서다.

문제는 중견 및 하위 업체들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몇몇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올 3분기부터는 상당수가 업체가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실제 3분기 적자를 낸 상장 게임업체는 18개로 2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하위 10개 업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영업적자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출 비용을 줄이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개선될 가능성도 낮다. 파티게임즈, 액션스퀘어, 조이맥스, 데브시스터즈 등이 대표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중견 게임사들은 올 연말부터 퇴사 인력이 늘어도 충원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게임사 간부는 "당장 희망퇴직은 없겠지만 결원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분위기"라 말했다.

일부 게임업체들은 내년 1분기를 목표로 구조조정 수순을 밟고 있다. 퍼블리싱에 실패한 게임들과 마케팅, 일부 개발부서가 대상이다.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몸집을 줄이는 인력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체 인력의 10%를 줄이는 게 목표"라 언급했다.

게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신작 흥행작 부재와 해외게임의 공세 등이 있다. 수 백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한 신작이 실패한 상황에 중국·미국 등 해외게임의 공세가 가속화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게임시장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산업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평가한다. 수 년간 성장주도로 일변해왔던 게임산업이 이번 기회에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게임업계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성장에만 맞춰진 게임산업의 경영구조가 축소와 불황에 맞춰 새롭게 개편돼야 한다. 경영 구조 효율화와 새로운 형태의 게임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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