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청과도매상 인수전서 군침만 흘리는 신생PE들...대아청과, 구리청과 잇따라 매각 안갯속

입력 2018-12-20 10:44   수정 2018-12-26 10:31

≪이 기사는 12월20일(10:4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청과도매상 인수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지만 성과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자금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운용역들이 시도약의 발판으로 인수를 추진중인 청과도매상 거래가 마무리될지 여부에 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가락시장 청과도매상인 대아청과 인수전이 피델리티파트너스, 와이어드파트너스로 바뀌는 등 복마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피델리티 PE는 약 550억원 수준의 매각가를 놓고 대아청과 주주들의 의견일치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최종인수에 실패했다. 그러자 칸서스파트너스 출신들이 독립해 만든 신생 PEF인 와이어드파트너스가 새로운 인수주체로 등장했다. 이 회사는 NH투자증권을 주요 출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대아청과의 새주인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농협이 가진 농산물직판장 등과 이해상충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NH투자증권이 출자를 포기했다. 와이어드파트너스는 새로운 출자자를 찾고 있지만 매각성공은 또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구리도매시장 내 청과도매상인 구리청과도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 구리청과는 ‘투자귀재’로 불리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100%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다. 현재 포시즌캐피탈파트너스와 웨일인베스트먼트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추진중이다. 약 300억원 규모로 산업은행이 출자한 56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한 웨일인베스트먼트가 100억원을, 포시즌캐피탈이 200억원을 프로젝트로 모으는 구조다. 하지만 이 거래도 금융기관들이 출자를 망설이면서 포시즌캐피탈이 프로젝트 펀드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신생 PE들이 끈질기게 청과도매상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수익모델 때문이다. 거래규모가 500억원 안팎이라 신생 PE들이 인수하기에 적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매출에 비해 마진율은 높지 않지만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받을 수 있는게 매력적이다. 다른 바이아웃 거래처럼 ‘대박’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신생 PE들이 초기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회사 규모를 키우는데 이만한 매물도 없다는 판단이다. 향후 식자재 유통 분야로 사업망을 넓히려는 중견기업들에 매각하는 등 투자금 회수 기회도 열려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자체들은 FI가 식자재 유통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 앞서 칸서스PE가 2015년 동부팜청과(현 동부청과)를 인수했지만 서울시가 대주주 변경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결국 한일시멘트가 대주주로 있는 서울랜드에 회사를 재매각하면서 칸서스PE는 발을 뺏다. IB업계 관계자는 “PE업계 고수들이 잇따라 청과도매상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지만 최근 거래가 성사된 사례가 없다”며 “지자체 승인 이슈를 넘기 쉽지않아 FI들에겐 사실상 불가능한 거래라는 게 시장 평가”라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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