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0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내년 인상횟수를 2회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된 상황에서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엄정히 대처하고, 은행권에 보수적인 외화유동성 관리를 당부한다는 방침이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이 다시 0.75%포인트로 확대됐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의 기대보다 덜 완화적이었다는 평가 등으로 미국 주가가 하락하면서 우리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다소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중앙은행(Fed)은 이틀간의 FOMC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기존 2.00~2.25%에서 2.25%~2.50%로 올랐다. 이후 개장한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한때 1.51%(31.32포인트) 하락해 205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현재는 낙폭을 줄여 2060선대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 수석부원장은 "최근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축소 등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향후 정책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미·중 통상 갈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 지연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회의에서 외화유동성, 원화유동성, 자본시장, 금융회사 건전성, 가계, 기업 등 각 부문별로 '위기 상황 대비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을 점검하고 지속적인 보완을 주문했다.
그는 "시장금리 수준을 상회하는 과도한 대출 금리 인상, 시장 변동성 확대와 연말연시를 틈탄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에 엄정히 대처해 달라"고 금감원 간부에게 당부했다.
또한 금감원은 이날 오후 은행 8곳의 부행장과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금감원 측은 "은행들에 중장기 외화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하는 등 보수적인 외화유동성 관리 기조를 유지하도록 당부할 것"이라며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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