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완 지식사회부 기자) 지난 20일 저녁 9시께 김포공항 3층 출발장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공항공사 직원 사이에 탑승권과 신분증 제시 문제로 소란이 있었습니다. 22일자 조간신문에 보도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김 의원의 ‘신분증 갑질 논란’은 같은날 포털에서 실시간검색 순위 1위에 올라오는 등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탑승권과 신분증을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꺼내서 보여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청에 김 의원은 규정을 거론하며 얼굴색을 붉혔다고 합니다. “규정과 상부지시” “내가 국회 국토교통위 위원” 등 서로 언성이 오고 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필요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은 매우 불친절하고, 시민들에게 오히려 갑질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공사 직원들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입장입니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은 댓글 등을 통해 “일반인들이라면 지갑에서 신분증과 탑승권을 꺼내 보여줬을 것”, “신분증 꺼내 보여주는게 그렇게 힘드나”, “은행 가서 지갑채로 주면 대출해주나”, “위조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만져보는 건데, 꺼내지 않고 보여주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보여주는 것과 뭐가 다른가” 등의 의견을 보이며 김의원의 행동을 비난했습니다.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항공기 안전과 보안을 위해 탑승권과 신분증 확인을 철저히 해야한다는 주장도 많았습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김 의원이 주장하는 ”일부 언론의 악의적 왜곡“, ”욕설은 안했다“ 등의 진위 여부을 분명히 밝히고, 자신들도 공항에서 신분증과 탑승권을 제시받았을 때 꺼내지 않고 보여줘도 되는지 알려달라고 합니다. 김의원은 결국 신분증과 탑승권을 꺼내지 않고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안전과 보안과 관련된 이번 사건에 대해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철저한 조사를 통해 공사의 입장을 밝히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공항의 안전과 보안에 대한 규정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손 사장은 자신의 낙하산 논란에 대해 공항의 안전과 보안에 정통한 ‘안보 전문가’라는 논리로 맞섰습니다. 그는 강남경찰서장, 서울경찰청차장, 전북경찰청장 등을 거친 경찰 출신입니다. 그는 취임하는 날 바로 제주공항으로 날아가 종합상황실, 소방구조대, 제설상황실, 공사현장 등 공항 주요시설을 점검하고 “한파와 폭설에 대비해 이용객들의 안전에 이상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강조했습니다.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겪으며 항공과 공항 보안을 위한 신분증 확인 절차와 범위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한국공항공사가 어물쩍 넘어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끝)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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